[더불어 사는 세상]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

입력 2010-03-17 07:21:40

문인과 독자 사이 경계 허물어 '문학의 생활화' 실천

"문학의 생활화를 꿈꾼다!"

몇년 전부터 문학계에서 두드러진 흐름 가운데 하나가 '문학의 대중화'이다.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시나 수필 등을 배우고 창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중과 문학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진 것이다.

2004년 2월 발족한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는 이 같은 문학계의 흐름에 가장 충실한 단체라 할 수 있다. 문인과 독자의 경계를 허물어 독자가 문인이고 문인이 독자인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이 단체의 목표다.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는 시와반시 문예대학 수료생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했으나 지금은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문인과 독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생활인들도 단순한 독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이 되어 보다 창조적인 생활을 영위하자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 회원들은 이 운동을 '문학의 생활화'라 일컫는다. 그리고 그런 문학을 '생활문학'이라고 부르고 있다. '생활문학'이라는 용어는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에서 처음 사용했다는 게 협회 측의 얘기다.

100여명의 발기인을 중심으로 발족한 협회는 초기엔 대구교육대학 평생교육원 소속인 시와반시 문예대학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시와반시 문예대학은 지금까지 36기 약 1천5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200명 가까운 시인, 소설가, 아동문학가, 수필가를 배출한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수료생과 문인을 배출한 문예창작 전문 강좌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수료생이 중심이 된 협회는 지금 현재 회원 200여명으로 문학의 생활화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 중에는 이미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한 인사만 50명이 넘는다.

회원들이 펼치는 대표적인 행사가 기관지 '우리시대 삶과 문학' 발행이다. 지금까지 통권 7집으로 회원들의 작품 발표의 중심 무대다. 또한 대외적인 행사로는 '장애우 문학상' 개최가 있으며 지난해 11월 대구 동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연 '문학축제'는 많은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권영시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 회장은 "이제 문학 작품의 독자는 단순한 독자로 만족하지 못한다"며 "스스로 작품을 창작하고 그런 창작 활동을 통해 삶의 성취도를 높이려 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협회는 이런 분들의 욕구를 체계적으로 수용하고 창작 의욕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문학을 누릴 수 있게 하려 한다"며 "물론 회원들의 작품 활동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는 앞으로 회원을 500명까지 꾸준히 늘리려 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다문화 가정 외국인 문학상을 제정하는 게 협회의 최대 목표이다. 권 회장은 "다문화 가정의 행복과 애환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자는 취지에서 문학상을 만들기로 회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얘기했다.

아직도 문학이라고 하면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이 창작하고 일반인은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런 고정 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는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발족 당시 이 협회의 선언문은 회원들은 물론 문학 창작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기존 문단이나 기존 문화가 문인과 독자 사이에 그어 놓은 경계의 선을 지우려 한다. 그 경계를 거부한다. 독자가 곧 문인이고 문인이 곧 독자가 될 수 있는 문학세계를 꿈꾼다. 우리는 닫힌 곳에서 열린 곳으로 막힌 곳에서 트인 곳으로 길을 열어 바야흐로 우리 시대를 아름답게 가꾸려는 문학인이 되고자 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지역민들이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하게 드러내어 인간의 본성인 표현 욕구가 충족되게 하고, 삶의 질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외적으로 생활문학인협회는 문을 항상 열어 놓을 것이다. 내적으로는 회원 상호간의 작품 쓰기와 작품 읽기를 통하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회원 상호간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다. 회원들의 작품을 활발히 발표하여 일반 지역민들과 공감대를 넓혀 갈 것이다. 본 협회의 건전한 활동이 지방 분권의 정신적 바탕과 맥을 같이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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