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이제 하나의 문화이다. 원래 봉사를 의미하는 서비스는 나라와 그것을 제공하는 가게 그리고 시대에 따라 다르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들은 음식점에서 반찬을 마음대로 추가할 수 있고, 화장품 가게에서 이것도 주는가 할 정도로 많은 샘플을 받을 수 있다는 데 큰 기쁨을 느낀다. 반대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정중하고 친절한 점원의 태도와 제품의 아름다운 포장에 놀란다. 외국에 갔을 때 당연히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가 없을 때 많은 위화감을 느끼고, 자국에서의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된다.
한국과 일본의 서비스 차이는 붕어빵을 사보면 알 수 있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포장마차에서 "천 원치 주세요"라고 하면 아줌마는 붕어빵 4마리를 종이에 싸주었다. 아줌마가 기분이 좋아서 서비스로 한 마리를 더 얹어 주는 날에는 하루 종일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일본의 붕어빵 가게에서는 공짜 서비스는 있을 수 없다. 상점 앞에는 세금 포함 가격이 표시되어 있으며, 고객도 덤으로 주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덤이 없는 대신에 세심하게 포장을 해주며 예의바르게 손님을 대하는 것이 일본 서비스의 특징이다. 점원은 주문한 붕어빵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하나씩 얇은 종이를 끼우고 가지런히 상자에 정렬을 한 후 손잡이가 있는 비닐봉지에 넣어 준다. 그 사이 "오늘은 춥네요"와 같은 가벼운 인사말을 주고받는 일도 없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대화를 하고 상품을 정중히 전달하고 "감사합니다"라고 머리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이 일본에서 요구되는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양식이다.
한국은 혼자 식사를 하는 문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붕어빵도 나누어 먹을 것을 전제로 해서 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슈퍼에 가면 요구르트와 주스, 우유와 냉동 식품 등에는 "누군가와 나누세요"라고 말하는 듯 덤이 많이 붙어있다. 덤이 붙어 있어도 나는 그것을 혼자 다 먹어 치워 버렸으나, 가난한 독신 생활을 하는 나에게 공짜 덤은 즐거운 서비스였다. 함께 나누어 먹을 사람이 없어도 다른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덤을 받는 것만으로도 내가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아 큰 기쁨을 느꼈다.
일본에서도 예전에는 공짜 서비스가 있었다. 30~40년 전, 단골 만두 가게에 가면 항상 살짝이 덤으로 한 개를 더 넣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주변에 슈퍼마켓과 편의점이 생기고 만두 가게의 주인도 세대가 바뀌고는 공짜가 없어졌다. 어쨌든 덤을 주면 상점이 손해다. 남에게 덕을 베풀려는 여유와 배려가 없으면 공짜 덤은 없다. 일본은 지금 '포식 시대'라고 할 만큼 먹을거리가 풍부해졌다. 그러나 정성이 깃든 덤으로 사람을 기쁘게 하는 여유가 있는 옛날이 진정한 의미에서 풍요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어디든지 가면 있는 한국과 같은 무료 서비스를 일본에서는 찾기 어렵다. 일본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수 리필은 아예 생각할 수 없으며, 술집의 밑반찬도 요금에 포함된다. 김치도 한 접시마다 요금이 붙어 있으며 식후에 무료로 제공되는 자동 판매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가게도 없다. 세계 최고의 서비스 강국인 일본은 한국과 비교하면 서비스가 나쁜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일본에 온 외국인은 "일본은 서비스가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점원들의 정중한 태도에서 손님으로 대접받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본의 맥도날드 가게 메뉴에는 '스마일 0원'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스마일 주세요"라고 하면 점원이 미소를 지어 보여주는 서비스다. 실제로 이 메뉴를 주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메뉴가 있는 것만으로도 잠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맥도날드의 본국 미국에서는 물과 안전과 서비스는 유료라는 개념이 정착되어 있으며, 물론 메뉴에 스마일이라는 문자는 없다.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가치가 없는 것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에게 제공되는 하나하나의 서비스에 정감을 느끼면, 매일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요코야마 유카'일본 도호쿠대학 박사과정 연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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