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지역민들은 저축할 돈도 없고, 빌려쓸 여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역 금융회사들의 여·수신 증가폭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 지역민들의 돈은 비과세 한도 혜택이 크고, 은행보다 훨씬 비싼 이자를 주는 제2금융권으로 몰렸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 금융회사의 수신 잔액은 4조3천773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도 증가폭인 9조1천617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예금은행은 49조6천15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천908억원(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신 잔액이 4조4천485억원 늘어난 2008년에 비하면 8.7%에 불과한 수준이다.
저축할 여력도 부족해 돈은 단기 자금으로 몰렸다. 예금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은 2008년 말 31.9%에서 지난해 말 35.8%로 3.9%포인트 늘어난 반면, 순수저축성예금의 비중은 53.7%에서 51.9%로 줄었다.
지역민들의 돈은 비과세한도가 3천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 신용협동기구로 몰렸다. 지난해 신용협동기구 수신 증가폭은 2008년 2조3천448억원에서 지난해 5조2천624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수신 규모는 각각 3.2배, 3.6배나 증가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조8천718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초 바닥을 쳤던 주가가 상승하면서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대출도 증가폭이 줄었다. 특히 가계 대출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고용 사정 악화와 임금 동결 등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해 금융회사 신용대출은 2008년 증가폭 1조2천301억원의 4.3% 수준인 53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기관의 대출 기준 강화가 맞물리면서 주택 관련 대출도 전년도에 비해 2천541억원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예금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은 전년에 비해 4천188억원 감소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은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과 유동성 지원, 신용보증 확대에 힘입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2조4천284억원 증가해 전년도 2조5천736억원과 비슷했다. 부실 여신을 우려한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도 대출을 꺼리면서 여신의 증가폭이 전년도(2조3천66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8천811억원에 그쳐 서민금융회사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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