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기업공개 11조 사상최대…공모주 투자 들썩

입력 2010-03-09 07:10:27

대한'삼성생명 등 100여곳 줄줄이 예정

▲올 기업공개 규모가 사상 최대인 11조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올 기업공개 규모가 사상 최대인 11조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올해 자산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기업공개(IPO)다. 9, 10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 대한생명을 비롯해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인천국제공항, 만도,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대어급 공모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등장할 기업 수도 지난해 68곳에서 올해는 100여곳에 이르고 공모 규모도 지난해 3조5천억원에 비해 3배나 많은 11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로 예상된다. 공모주는 잘만 선택한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고 상장 후에도 주가 하락 위험도 있다. 이 때문에 수익률은 조금 낮지만 공모주펀드 등 간접 투자를 권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공모주 투자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 투자해 볼까

단기간에 큰 수익을 기대한다면 직접 투자에 나서 보는 것도 방법이다. 공모주의 매력은 높은 수익률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의 기대치가 높은 상장 직후보다는 공모시장에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러 종목의 공모주에 투자하면 확률상 60% 이상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며 "단기적 수익은 평균 10~15%, 연수익은 20~30%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험 부담도 적지 않다. 신규상장기업의 경우 주가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공모 비율만 보고 투자를 했다가 주가가 하락해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등 보험업종의 경우 규모가 워낙 큰데다 주가 변동폭이 작아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또 최근에는 공모가에도 기업의 내재가치를 감안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고수익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 대출을 받아 투자를 했다가 주가가 하락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올해는 대어급 공모가 많아 물량 부담이 큰 만큼 지난해보다는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중소형주보다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기업의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단기 수급보다는 장기적 실적전망을 꼼꼼히 따지고 투자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모주펀드가 손쉬워

공모주는 통상 기관이 전체 물량의 60%를 받고, 20% 정도가 개인 몫으로 돌아간다.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또 매번 증권사를 방문해야 하고 50% 수준인 청약 증거금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않다.

공모주펀드는 이런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직접 청약하는 것보다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고 복잡한 청약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소액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약증거금을 낼 필요가 없고 한번 가입으로 여러 번 공모 기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 공모주펀드는 대부분 채권혼합형으로 설정돼 있어 자산의 7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한다. 따라서 주식에 비해서는 안정적이지만 상승률도 낮다. 또 펀드별로 투자전략이 다르고 수익률에서도 차이가 벌어진다. 과거의 운용 전략과 성과, 공모주 편입비율, 변동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가령 올해 예상되는 출구전략에 따라 점진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공모주 펀드 내에서도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편입 비중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기업공개에 M&A 더한 스팩 인기

최근 시중의 뭉칫돈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로 몰리고 있다. 스팩은 장외 우량업체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되는 서류 회사다. 돈을 마련하고 증시에 상장한 뒤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해 우회상장시키고 주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투자 차익을 노린다. 상장 이후 M&A에 실패하더라도 최소 투자자들의 원금 95%가량이 보장된다.

올 상반기 스팩 공모 규모는 5천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금융감독원에 설립등기를 마친 스팩은 11개에 달한다. 이 중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과 '미래에셋 제1호스팩'이 각각 1조원 안팎의 청약자금을 모으며 공모를 마쳤다. 또 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이 총 1천75억원어치의 공모를 마쳤고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이 총 650억원의 청약에 나선다. 잇단 스팩 공모청약을 겨냥한 전용펀드도 등장했다. KTB자산운용은 900억원짜리 전용 사모펀드를 조성해 대우스팩과 미래에셋스팩에 각각 122억원과 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고 합병에 실패할 때는 일부 원금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공모 단계에서 M&A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다. 합병 성사 전까지는 스팩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1년 미만의 단기 투자는 피해야 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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