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이 밴쿠버 동계올림픽 시즌이었다면, 3월은 단연 바둑의 달이 될 모양이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대국은 3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전통의 국수전' 결승 1국. 51, 52기를 연패했던 이세돌 9단이 돌연 휴직하면서 타이틀을 반납, 현재 무주공산인 채로 새로운 우승자를 뽑는데 이창호 9단이 일찌감치 결승에 진출, 통산 10번째 국수 타이틀을 바라보고 있다.
8일부터는 12기 STX배 여류명인전이 시작되는데 전(前)기에 여자기전 사상 첫 6연패라는 신기록을 작성한 '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을 저지할 여자 기사가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부터 스포트라이트는 다시 이창호를 비춘다. 11회 농심신라면배 3차 대회. 함께 등장하는 기사는 일본의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중국의 구리, 창하오, 류싱. 바둑팬들은 이 9단이 5년 전에 보여줬던 마법같은 연승을 기대하고 있다.
15일에는 올레 KT배 오픈 챔피언십이 선보인다. 이날 아마추어 온라인 예선을 시작으로, 2010 올레 KT배는 24일 2차 오프라인 예선, 4월 프로암 예선과 본선 토너먼트를 거쳐 최종 2명의 결승 진출자를 확정짓고 결승 5판 3선승제로 초대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 상금만도 1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 2010 올레 KT배는 특히, 국내 최초로 프로기사 랭킹에 의한 '차등 시드제'와 '매 회전별 대진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
그 방식은 시드를 받은 52명(랭킹 1위∼52위)과 예선 통과자 48명 등 모두 100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단계별로 나눠 대국하는 것으로, 우선 랭킹 1∼4위까지 최상위 그룹 4명에게는 톱시드를 주고 5위부터 16위까지 12명에게 2차 시드, 17위∼28위 12명에게 3차 시드, 29위∼52위까지 4차 시드를 부여, 1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단계별로 진행한다. 대회 시작 한 달 전 랭킹(2월 랭킹) 기준으로 번호를 부여하는 '매 회전별 대진 시스템'을 적용해 별도의 대진 추첨도 필요없게 됐다. 토너먼트 대진은 역순으로 자동 결정되는데 초점은 상위 랭커간의 초반 맞대결 최소화에 맞춰졌다.
1라운드에는 예선 통과자 48명이 참가해 랭킹 최상위자와 최하위자끼리 격돌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24명의 상위 라운드 진출자를 가려낸다. 48명은 1위와 48위, 2위와 47위 순으로 쭉 대결한다. 24위와 25위간 대국까지 모두 24판의 대국을 펼친다.
2라운드에는 1라운드 승자 24명과 4차 시드자 24명 등 48명이 대국하며, 3라운드에는 2라운드 승자 24명이 역시 랭킹순으로 번호를 정해 토너먼트를 펼친다. 4라운드에서는 3차 시드자 12명이 3라운드 통과자와 역시 24강 토너먼트를, 5라운드에서도 2차 시드자 12명이 합류해 12명의 5라운드 진출자를 가려낸다.
톱시드를 받은 상위 랭커 4명은 16강전인 6라운드부터 출전한다. 3승만 거두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대단한 프리미엄이다. 올레 KT배가 다른 어느 대회보다 상위 랭커를 배려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7라운드인 8강전과 8라운드인 4강전도 랭킹 최상위자와 최하위자끼리 토너먼트를 벌여 최종 주자 2명을 선발한다. 결승 5번기는 11월과 12월 중에 벌어진다.
우승 후보간 초반 격돌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프로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랭킹 52위 밖 기사들과 아마추어 기사들은 상위 랭커들과의 초반 격돌이 필연적으로 늘었다. 그만큼 이변과 의외성이 커 화제의 인물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오픈기전 점수제에 의한 아마추어 특별 입단'을 적용한다. 지난달 26일에 열린 기사 대의원회의에서 정리한 잠정안에 의하면 본선 8라운드인 4강에 진출하면 5점을 부여해 입단의 혜택이 돌아간다. 또 본선 7라운드(8강)는 4점, 6라운드(16강) 3점, 5라운드 (24강) 2점, 4라운드 (48강) 1점씩의 입단 포인트가 주어진다. 최종 결과는 18일 (재)한국기원 정기이사회에서 결정되지만 지난해 이미 아마추어 특별입단 제도의 골격이 잡힌 만큼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현재 특별입단 적용 기전은 세계 대회로 한정돼 실제 입단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적용 대상 기전의 문호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세계대회 경우에는 8강은 5점, 16강 3점, 32강 2점, 64강 1점을 주고 총 5점 이상이면 입단이 허용된다.
아마추어와 연구생들에게 지상 목표이기도 한 입단 보너스가 걸려있기에 더욱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1월 열린 비씨카드배에서 연구생 한태희 군이 이창호 9단을 꺾는 파란을 연출하는 등 연구생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해 프로기사들과의 정면승부에 바둑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기전 최초로 지역 투어를 상설화해 연 3회 지방에서 대국을 갖는 것도 올레 KT배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 전략. 투어 대국 때는 KT 우수고객 초청 프로기사 지도기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개해설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지역 바둑팬 밀착형 투어를 전개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100명이 본선에 오르는 100걸전 형식으로 열리는 올레 KT배 오픈 챔피언십은 (재)한국기원과 바둑TV가 공동주최하며 KT(www.kt.com·대표이사 회장 이석채)가 협찬한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씩이며 주요 대국은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한편 15일부터는 여류명인전과 쌍벽을 이루는 15기 여류국수전 결승전이 열리는데, 루이나이웨이와 조혜연의 리턴매치. 31승 16패라는 통산 상대 전적이 말해 주듯 루이 9단의 우세가 점쳐진다. 조혜연 8단은 2003년에 루이 9단을 꺾고 9기 여류프로국수전과 5기 여류명인전을 석권하며 여왕의 자리에 올랐으나, 대학 진학과 루이 9단의 끈질긴 추격으로 2006년부터 다시 밀리는 형세. 하지만 영어와 일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우등생으로, 여전히 경쟁력 있는 여자기사로 성장했다.
16일에 기사들을 기다리는 것은 6기 물가정보배 개막. 전기에서는 김지석 6단이 이창호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일부터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나흘간 2010 국제페어바둑대회가 열린다. 한국 대표는 지난해 연말 대한바둑협회장배 페어대회에서 1, 2위에 올랐던 목진석-이민진, 허진-박소현 조. 11월에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바둑페어 부문의 지형도를 미리 그려 볼 수 있어 관심이 간다.
21일에는 15회 LG배의 전초전인 아마 LG배가 열린다. 역시 입단 포인트가 걸려 있어 프로의 관문을 뚫으려는 가열찬 경쟁이 예상된다.
하순에는 38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이 대기하고 있다. 27, 28일 아마예선격인 아마명인전, 30일부터는 프로기사 예선이 진행된다. 전기에는 이창호 9단이 원성진 9단을 3대1로 누르고 통산 13번째 명인위를 차지했다. 명인전 역시 우승 상금 1억원, 총규모 7억원의 매머드급이다.
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1회전이 27일, 2회전이 29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한국은 이창호-이세돌-최철한이 시드로 강동윤, 허영호가 선발전을 뚫었다. 중국은 구리와 창하오가 2007년과 2009년에 우승하며 기세를 높인 바 있는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대회 사이에 2회 비씨카드배도 4강 진출자까지 가린다.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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