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우린 3'1절 몰라요

입력 2010-03-06 07:45:22

'3'1절이 무엇인지 우린 잘 몰라요!'

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한국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숨지게 한 뒤 이듬해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일제(日帝)에 의해 사형을 당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또 나라잃은 국치(國恥)100년 되는 해인 올해는 유관순 열사가 1919년 3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 맨손으로 독립 만세운동을 벌이다 붙잡혀 일제의 고문으로 이듬해 열아홉 꽃다운 나이로 산화한 지 90주년 되는 해이다. 두 사람이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그토록 바라던 것은 오로지 '독립'(獨立)이었다. 이처럼 수많은 의사'열사들이 오직 '독립'을 위해 죽음을 초개처럼 여겼다.

독립에 70 평생을 바친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은 생전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대한 독립이요' 하고 대답할 것이요,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나라의 독립이요'라고 할 것이고, 또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물음에도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제91주년 3'1절을 맞아 전국 초'중'고생 3천919명 대상의 '3'1절 관련 학생 인식에 관한 조사' 결과 '3'1절을 어떤 날로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정확한 의미를 아는 학생은 10명 가운데 6명 수준에 그쳤다. 40%는 제대로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 '애국선열을 추모하는 날' '헌법 제정'공포 기념일' 등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일제 치하의 악몽 같은 삶이나 나라 잃은 설움을 되풀이하고 싶은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과연 이 땅의 젊은이들이 이번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제패하는 쾌거를 맛보게 된 것은 누구 때문인가. 얼마 전 해단식을 가진 우리나라 선수들의 발랄하고 구김살 없는 웃음은 얼마나 값지고 고귀한 것인가. 일장기를 달고 참가한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고도 승리의 기쁨조차 빼앗겨 버린 손기정 선수의 심정을 이해나 할까.

일부이긴 하지만 승진과 좋은 자리에 눈이 멀어 검은 돈(뇌물) 주고받느라 지탄받는 우리 교육계나 목숨과 맞바꿔 나라 되찾은 선조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있는 우리들이 자라나는 2세들에 대한 역사 교육에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닌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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