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월드컵 유치땐 대구서 준결승전

입력 2010-03-05 09:43:34

개·폐회식 희망 물거품…포항도 경제성 낮아 개최지 탈락

한국이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면 대구에서 준결승전이 열린다. 그러나 이번 국내 개최지 유치전에서 개회식(개막전) 또는 폐회식(결승전) 개최를 바랐던 대구시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월드컵 개최를 희망했던 포항시의 꿈도 깨졌다.

2022 월드컵 유치위원회(위원장 한승주)는 4일 서울에서 총회를 열어 2022년 월드컵 유치시 사용할 개·폐회식 개최 도시로 수도권인 인천과 서울을 확정했다. 관중 8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 한정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구, 서울, 인천 등 3곳이 개·폐회식 개최를 신청했으나 대구만 탈락했다. 대신 대구에는 준결승전이 배정됐다.

유치위원회가 이날 확정한 경기장은 대구와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수원, 전주, 제주 등 2002년 월드컵을 치른 10개 도시와 새로 추가된 천안, 고양 등 12개 도시, 14개 경기장(서울·인천 각 2개 경기장 신청)이다. 준결승전은 대구와 부산에서 열리고, 3, 4위전과 8강전, 16강전 및 조별 예선은 광주, 대전, 울산, 수원, 전주, 제주, 천안, 고양, 인천(문학경기장), 서울(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월드컵 개최를 신청했던 15개 도시 중 포항은 경제성을 고려, '경기장을 신축해야 하는 곳은 제외한다'는 유치위의 기본 원칙에 따라 청주, 무안 등과 함께 제외됐다.

이번 개·폐회식 및 개최 도시 결정엔 개최 신청 도시 실사를 토대로 한 경기장 시설, 교통 여건, 숙박·관광 및 문화 인프라, 귀빈 이동권 등 기준이 적용됐다.

최정필 2022 월드컵 유치위원회 유치신청서준비국 총괄부장은 "관중 수용 능력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인사 등 귀빈, 초청 인사들의 이동 시간 및 수단 등 원활한 이동 환경도 개·폐회식 경기장 결정에 크게 작용해 대구가 아쉽게 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의 경우 KTX나 공항이 있지만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귀빈들이 이동하기가 어려워 이동이 쉽고 이동 시간도 짧은 서울과 인천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나라에서 열린 역대 월드컵 대회의 경우도 개·폐회식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열린 것으로 조사돼 무리한 결정은 아니다는 평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상헌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개·폐회식 개최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개최 신청 도시가 수도권 두 곳과 대구여서 지역 안배 차원에서라도 대구에 배정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탈락해 서운한 생각마저 든다"며 "가뜩이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데 스포츠 행사까지 수도권에 쏠리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치위는 5월 14일까지 이번에 선정된 국내 개최 도시 및 정부 보증서를 첨부한 유치 신청서를 FIFA에 제출할 계획이다. FIFA는 오는 12월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집행위원 24명의 비밀투표로 2018년 및 2022년 개최지를 결정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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