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 고수익 믿었다가 '쪽박' 조심!

금융업에 종사하는 허모(45)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FX마진거래(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파는 외환거래)로 자신의 업체에 10억원을 유치하면 매달 1천만원씩 수수료를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일종의 금융 피라미드인 셈이었다. 허씨는 "높은 수익에는 마음이 끌렸지만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와 저금리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를 노리는 불법 금융 행위가 판치고 있다. 수익률을 과장 광고하거나 불건전·불법 영업 행위를 일삼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외국환이나 펀드 투자 등을 통해 고수익을 주겠다며 투자자를 꾀는 유사수신업체도 숙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당국에 신고해 영업하는 유사자문투자업자는 전국적으로 259곳에 이른다. 대구·경북의 경우 15곳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최근 전국의 유사투자자문업자 66곳의 영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62.7%(41곳)가 불법 영업을 하거나 소비자 피해를 줄 수 있는 불건전한 방식으로 장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은 '2년간 추천주 2천400~2천600%의 경이적 수익률 기록', '폭발적 상한가 속출로 1천% 수익률 달성' 등 과장된 투자 수익률로 현혹하거나 '1년 최소 300% 수익 가능', '월 수익 30% 보장' 등 고수익을 확정한 것처럼 속였다. 또 인터넷 메신저나 채팅창, ARS 등을 통한 1대1 투자 상담이나 비상장주식에 대한 장외 중개 등 불법 행위도 공공연하게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정식 등록업체', '대표이사 박헌주', '삼성투자연구소' 등 유명인이나 특정기업과 연관된 표현을 남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불법 및 불건전 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손실이나 수수료 관련 민원 건수도 2008년 7건에서 지난해 12건으로 늘었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7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폭등하자 증권투자나 투자운용, 선물·옵션 거래 등 금융사업을 가장한 유사수신업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유사수신업체 222건 가운데 금융사업을 빙자한 사례는 29건이나 됐다. 이는 2008년 18건에 비해 11건이나 늘어난 수치다. 환율의 변동폭이 줄면서 FX마진거래 업체는 2008년 27건에서 지난해 7건으로 감소했다. 업체들은 매월 10%, 1년에 13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거나 기업 M&A를 미끼로 자금을 그러모았다고 금융당국은 밝혔다. FX마진거래를 내세운 업체들은 무등록 불법 사설교육장을 마련한 뒤, 찾아오는 투자자들에게 연 30~60%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끌어모으는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5% 수준인데 연 30~100%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자체는 사기에 가깝다"며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제도권 인·허가 여부를 파악하거나 국번없이'133'으로 전화해 문의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