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요리에 들어갈까봐 30년 동안 머리를 2㎝이상 길러본 적이 없습니다."
진동현 총주방장은 동양요리학원에 다니는 다섯 학생들에게 조리 기술보다는 셰프의 기본 마음가짐이 각인되도록 가르쳤다. 진 총주방장은 "머리부터 손톱, 발톱, 조리복, 조리모, 머플러까지 단정하게 하고 요리를 시작할 때는 온 정성을 쏟는 자세가 몸에 배야 한다"며 "스스로 자기자신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지금이라도 셰프의 길을 포기하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이어 대구를 비롯한 지역의 셰프들이 열악한 조건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실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첫 해 연봉이 2천만원도 되지 않으며, 근무환경도 열악해 1급 호텔이라고 해도 제대로 쉴 곳조차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것. 하지만 그는 "다섯 학생들이 실전에 투입돼 셰프의 길을 가고 있을 때는 아마 여러가지 여건이 좋아질 것이며 직업 선택의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희망섞인 말도 했다.
전민규군이 국내와 해외 가운데 어디서 일하는 것이 좋으냐고 묻자 그는 "국내·외 어디든 자신이 열심히 하고 요리 만드는 일을 창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학과 실습 등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대답했다. 박은수군이 요리사 자격증의 중요성에 대해 묻자 "한식, 중식, 양식 등 요리사 자격증은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좋고 기능장까지 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말한 뒤 "하지만 자격증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상호군이 대학 얘기를 꺼내자 진 총주방장은 "나 역시 공부를 많이 못했지만 요즘은 공부를 많이 할수록 좋으며, 기회가 되면 세계적인 요리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셰프 세계에서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어려운 시절에 단지 숙식이 제공된다는 이유만으로 셰프의 길로 들어섰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일이 적성에 잘 맞았고, 일 자체로도 보람과 희망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 총주방장은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삼일고를 졸업했으며, 1980년 부산 광안리 태극당에서 근무를 시작해 올해로 만 30년의 셰프 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근무한 주요 직장은 금호호텔, 크리스탈 호텔, 동대구 호텔, 글로리아 웨딩, 뉴영남 호텔 등이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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