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불똥' 튈라…현대車 발빠른 대응

입력 2010-02-25 09:41:53

현대자동차가 차량의 중대 결함이 아닌데도 발빠르게 리콜 결정을 내린데는 '도요타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번 결함이 현대차의 미국 딜러들이 판매 과정에서 자체 점검을 벌이던 중 2건 정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 아니고 도요타처럼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의 중대 결함도 아닌 셈이다. 현대차가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등이 결함 사실을 보도했을 때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현대차는 비교적 신속하게 리콜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이번 결정이 '도요타 효과'라고 풀이하고 있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불거지면서 차량 안전 문제가 국·내외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어 조기에 불씨를 진화할 처방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 문제에 민감한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국내 고객들도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고객 안심 차원에서 국내 생산분까지 리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가 차량 결함문제에 즉각 대응하지 못해 신뢰도가 추락한 사실을 인식하고, 차량 안전과는 거리가 먼 도어 문제에도 리콜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문제가 딜러들이 발견한 문제이고, 결함이 예상되는 차량들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미국 시장에서의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신형 쏘나타의 결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아 현대차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자료에 따르면 신형 쏘나타의 소비자 결함신고는 지난해 9월 17일 출시 이후 3개월간 총 123건이 접수돼 지난해 출시된 신차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은 "신형 쏘나타의 결함신고는 변속기 등 동력 문제에 대한 신고가 49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행 중 타이어 등 결함이 45건, 엔진결함 등 문제가 11건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현대차의 리콜 결정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현대차 주가도 약세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가 기준으로 2.56% 내린 11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주가가 빠진 것에 대해 도요타 리콜 사태에 따른 불안감으로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초기 생산 모델의 문 고장은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치명적인 문제가 아닌데도 불안심리가 작용하며 하락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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