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고속버스 운전 기사들이 전하는 설 풍경

입력 2010-02-19 08:06:46

20년 경력의 손상화 금호고속 승무사원이 출발준비를 하고 있다.
20년 경력의 손상화 금호고속 승무사원이 출발준비를 하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지난 15일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금호고속버스회사를 찾았다. 해마다 설이면 민족대이동의 중심에 있는 고속버스 기사(고속버스회사에서는 기사를 승무사원이라고 함)들의 애환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에서 무사고 운전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손상화(55·동구 검사동) 승무사원은 첫마디로 "매년 선물 꾸러미를 들고 고향 친지들을 찾는 귀향객들을 보면 늘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과 친척 간의 정이 그립다"고 했다. 같은 회사 경력 22년의 엄재륜 승무사원은 "올 설 연휴는 특히 짧아 의외로 어르신들이 자식들을 보러 선물보따리를 들고 아들·딸네집을 찾는 모습이 많았다"고 밝혔다.

엄 승무사원은 해마다 설 연휴기간이면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로 끼어드는 얌체운전자들 때문에 가장 속이 상한다고 했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손 승무사원이 꼭 기사화해 달라며 한마디 거들었다.

"정부에서 9인승 차량에 6인만 태우면 버스전용차로로 운행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얼핏 봐도 승용차에 6명이 타면 안 되고 9인승 차량인데 6명만 탔다고 운행이 허용되는 것은 어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최소 명절 연휴만이라도 버스전용차로에 10인 이상 승차한 차량만 허용해도 지금보다 훨씬 운행시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번 설 연휴 동안 부인과 함께 고향을 다녀온 김성호(33·서울시 관악구 사당동)씨는 "고속버스를 이용하니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비용면에서 크게 절약이 됐을 뿐 아니라 피로가 없어 무엇보다 좋았다"고 밝혔다.

요즘은 고속버스 서비스 시스템도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어 승객들이 더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버스는 매일 세차하고 특히 내부는 더욱 꼼꼼히 청소한다. 또 대부분의 승무사원들은 금연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고속버스 대구지점에 근무하는 약 70여명의 승무사원 중 90%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다.

또 차량마다 규정속도를 준수하도록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이 회사 김동훈 대구영업본부장은 "금호고속버스는 전 차량에 GPS가 장착돼 있어 서울의 회사 차량관제시스템의 통제를 받는다"며 "고속도로 규정속도인 시속 100㎞를 3분 이상 넘으면 회사 자체 규정에 따라 승무사원은 징계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보근 시민기자 gyokf@hanmail.net

도움: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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