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습니다, 그날의 아픔을" 대구지하철 참사 7주기

입력 2010-02-17 10:11:34

시민 한마음 뭉쳐 안전도시 거듭나

2·18 대구지하철참사 7주기를 앞둔 16일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지하철안전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지하철화재 가상 체험을 하며 수동으로 전동차의 문을 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18 대구지하철참사 7주기를 앞둔 16일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지하철안전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지하철화재 가상 체험을 하며 수동으로 전동차의 문을 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6일 오후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이석준(41·수성구 범물동)씨 가족을 비롯한 13명이 전동차 내부에 불이 났을 때 대피 요령을 익히기 위해 안전테마파크내 지하철안전전시관을 찾았다. 전동차 내에 불빛이 사라지고 연기가 자욱해지면서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교육을 담당한 이영재 소방관의 안내에 따라 모두 침착하게 움직였다. 한숨을 돌린 일행은 생활안전전시관으로 이동해 산불, 지진 상황에서 안전하게 몸을 피하는 방법도 배웠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안전테마파크의 안전상징 조형물에는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다. 희생자의 영혼을 기리고, 안전 도시를 염원하는 대구 시민 모두의 마음이 담겨있다.

18일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참사 7주기를 맞는다.

2003년 2월 18일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하철 참사는 유족을 비롯한 대구 시민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겼지만 대구가 '사고도시'라는 오명을 벗고'안전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하철 참사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건립된 안전테마파크는 안전문화체험 메카로 자리 잡았고, 테마파크와 연계한 국립소방박물관도 대구 유치가 확정됐다.

뿐만 아니라 안전테마파크가 위치한 동구는 지난해 '안전도시'로 선정됐고 국립소방박물관 등을 연계해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재난이 일어났거나 역사적 비극이 벌어졌던 곳을 찾아 반성하고 교훈을 얻기 위한 여행)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안전테마파크 방문객들은 "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7년이 흘렀다니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희생자들의 이름을 읊조리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안전테마파크 측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이곳 방문객이 1년여 만에 14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정현관 교육 담당은 "개관 후 매월 1만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체험 후 조형물을 둘러보고 그날을 기린다"며 "앞으로 야외 체험 시설도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동구가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 주관 안전도시 공모에서 '안전도시'로 선정돼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와 국립소방박물관을 묶어 '다크 투어 상품'으로 개발한다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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