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과학이 낙후된 이유는 유럽과 같은 과학의 선각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리학과 같은 낡은 틀을 벗지 못한 탓이라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과학 한국을 이끈 역사 속 명저'의 저자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오늘날 한국이 보유한 IT 강국의 힘은 선조들의 탁월한 독창성과 창의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근거는 역사 속의 뛰어난 저술 유산이다. 서양에 150년 앞서 조선시대 최초의 문화백과사전을 펴낸 실학자 이수광. '학문을 하는 사람은 실천에 힘을 기울여야지 구담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한 그는 시대를 앞서간 선조들의 지혜를 대변한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의 과학기술과 과학정신의 뿌리 역할을 한 명저 8권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빙 과학자로 재직 중인 저자는 꾸준한 저작 활동을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 유산을 과학의 눈으로 조명해왔다. 8가지 저술은 '왕오천축국전' '칠정산' '산가요록' '표해록' '동의보감' '자산어보' '지봉유설' '대동여지도' 등이다. 각 책에서는 칼럼을 통해 같은 주제를 가진 다른 책을 찾아 비교 설명해준다. 왕오천축국전과 함께 '열하일기'를, 칠정산과 함께 '의산문답'에 대해 다룸으로써 훌륭한 인문과학서적의 역할을 하고 있다. 416쪽, 2만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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