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자기 신체 일부를 필요한 사람에게 주겠다는 장기 기증 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2008년 한 해 장기 기증 희망 등록자가 7만 4천여 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8만 5천여 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추세로 볼 때 장기 기증이 우리 사회에서 이제는 조용한 생명 나눔의 실천 사례 차원이 아니라 장기 기증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확산 추세는 지난해 이맘때 각막 기증을 통해 나눔의 가치를 몸소 보여준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아름다운 선례가 생명을 잇고 나누려는 운동 차원으로 승화해 국민들의 동참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희망자만도 60만 명에 달하고, 그 수가 최근 10년 새 13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뒷받침해 준다.
하지만 이런 사랑과 희망의 불씨가 결실을 맺기까지 우리 사회의 더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장기 이식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생명의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고 새 생명의 물림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허술한 부분은 없는지 살피고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 신체 일부를 남기고 떠난 이들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데는 정부 당국의 힘만으로는 모자란다. 개개 가정이 해야 할 몫도 크다. 각 가정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사후 장기 기증을 오랜 관습에 젖어 백안시하거나 마냥 거부해서는 안 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은 물론 생명 나눔의 실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아낌없이 나눠줌으로써 다른 이에게 새 생명의 빛을 보게 한다는 점을 이제는 인정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한층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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