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3개사 통폐합…구조조정 신호탄?

입력 2010-02-02 10:26:19

대구 시내버스 일부 업체가 통·폐합하기로 해 업계 구조조정의 시발탄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여객(65대)과 W여객(46대), K버스(40대) 등 3개 업체가 합병한 뒤 2개 업체로 법인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여객과 W여객은 L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K버스는 L씨의 동생이 경영하고 있다.

3개 업체는 통합 후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버스 적정 보유 대수인 83대 이상을 갖춘 업체로 분리한다는 것.

이들 업체 관계자는"2개 업체의 대표이사를 한 사람이 맡고 있어 통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를 검토해야 하고 감원 등의 문제도 걸려 있어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업계에 대한 강한 구조조정 요구가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구조조정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 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완공 후 6개월이 지나도록 놀리고 있는 대구 북구 관음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대구시가 지난해 7월 49억원을 들여 완공한 관음동 공영차고지는 바닥 공사와 CNG충전소가 들어섰지만 아직 입주업체가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이는 대구시가 사용 허가 기준 1순위로 '버스 보유 대수 83대 이상의 업체 통·폐합 실적'으로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 해당 업체는 대구시의 기준을 충족하는 대로 북구 관음동 공영차고지에 입주 신청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와 시민단체의 반발도 적지 않다. 원가 절감 효과가 의문시되는 업체 통·폐합을 막무가내로 고집하면서 버스 행정에 대한 불신과 업체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업체가 대형화되더라도 차량을 세워둘 차고지가 현실적으로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다.

시내버스운송사업자조합 관계자는"버스 보유대수가 90~100대가 되면 버스 차고지 부지를 시내에서 구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업체 구조조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도 부족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데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스개혁시민연대는 1일 성명을 내고 "업체 통·폐합을 조건으로 시민의 혈세로 조성한 공영차고지를 무작정 놀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며 "대구시의 비현실적인 버스정책이 시내 버스업체들의 불신과 갈등을 야기하고 준공영제의 효과적인 운영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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