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 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상품 등장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랐다는 소식이 들리면 많은 사람들이 덜덜 떨었다. CD금리에 연동해 움직이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들썩거리기 때문이다.
CD금리는 너무 자주 출렁거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다른 기준에 맞춰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는 실제 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한 새 기준금리(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를 도입, 이를 반영한 새 대출상품이 다음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새 대출상품으로 갈아타야 할까?
◆COFIX, 어떤 상품이야?
COFIX는 은행권 평균 조달금리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시중금리 변동에 크게 흔들릴 일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CD금리 연동 대출인데 그동안 시중금리 등락에 따른 변동성이 너무 심했다. 큰 변동성을 새 대출상품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다음달 16일부터 9개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해 COFIX를 산출하면 각 은행은 여기에 가산금리를 붙여 고객별 대출금리를 정하게 된다.
새 기준금리 수준은 연 3.5∼4% 수준으로 추정되며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초기에 연 6%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COFIX 이자가 싸지도 않네"라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COFIX 금리가 CD금리보다 적어도 1% 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COFIX 금리가 높은 이유는 COFIX 금리를 산정할 때 조달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예금은 산정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싼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을 제외하고 조달금리를 산정하다 보니 COFIX금리가 높아진다고 은행들은 설명했다.
◆갈아타? 말아?
COFIX 금리가 기존 CD금리보다 다소 비싸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아타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다음달 COFIX에 연계한 새 대출상품을 내놓는 은행들은 CD연동 대출과 이자율 수준을 거의 비슷하게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에다 은행 마진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붙이는데 가산금리를 다소 낮춰 COFIX에 연계한 새 대출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자율에서 CD금리보다 크게 불리할 것은 없다.
그렇다면 이자율이 비슷한데 COFIX를 구태여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까?
초기 금리가 CD연동 대출금리와 비슷할 경우, COFIX에 맞춘 새 대출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금리변동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등락이나 일부 은행의 CD 발행에 춤추는 CD금리와 달리 은행권 평균조달금리가 적용되는 새 대출상품은 그만큼 변동성에 강하다. 안정적인 대출자금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지금이 금리 상승기인지, 하락기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대구은행 최상수 개인여신부 부부장은 "당분간 시중금리는 분명히 상승 기조를 보일 것이다. CD연동 대출은 3개월마다 대출이자가 변하지만 새 상품은 적어도 6개월~1년 단위로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이용하기 적합한 대출이다. 새 상품은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고 했다.
대출받은 지 3~5년이 지난 장기 대출자의 경우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없기 때문에 새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은행권은 새 대출상품을 선보인 뒤 6개월간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COFIX상품은 변동성을 줄여 금리 상승기에 가파르게 불어나는 대출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 하락기엔 오히려 CD연동 대출보다 금리가 떨어지는 폭이 적다는 흠이 있다. 향후 상황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CD금리 연동상품도 고쳐진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 중인 CD 금리 산정방식도 개선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CD 고시금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려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금투협은 그동안 10개 증권사로부터 매일 CD 거래 금리를 받아 고시금리를 정해왔는데, 금융감독원의 실태점검에서 일부 증권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정한 금리 정보를 보낸 점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금투협은 증권사들이 실제 거래되는 CD 금리를 제공하고 거래가 없을 때는 CD 가격 호가를 반영하도록 했다. 이때 증권사들은 CD 금리를 왜 그렇게 산정했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은행들은 COFIX라는 새 기준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더라도 기존 CD 금리 연동형 대출 상품도 계속 취급할 예정이어서 CD 금리 산정 방식의 개선에 따라 CD금리 대출상품의 단점도 일정 부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와 기존 CD연동금리 비교
구분 COFIX(새 대출 기준금리) CD연동금리
금리공시 다음달 16일부터 매월 매일 시장가격
기준상품 정기예금·적금(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수준 CD 대비 1%p 내외 상향 가능성 연 2.88%(1월 22일 기준)
금리변동성 안정적, 금리상승기에 유리 금리 변동성 높아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