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로 생활 형편이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나눔을 실천하려는 보통사람들의 온정이 매서운 한파를 녹이고 있다. 경상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모금회)에 들어온 성금이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런 소식은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공동모금회는 올해 성금 목표액을 85억 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실제 모금액은 85억 8천800만 원으로 목표치를 훌쩍 넘겼다. 이는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것이며 11년 연속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도 기부가 이어지고 있어 집중 모금 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에는 110%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한다.
감동적인 것은 개인 소액 기부자들이 이를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기부자별 모금액을 보면 개인이 33억 7천만 원, 기업 25억 6천300만 원, 종교'사회단체'학교 18억 6천500만 원, 공공기관 5억 8천600만 원으로 개인의 기부가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첫돌을 맞은 아이 이름으로 100만 원을 기부한 부부,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500만 원을 기탁한 할머니, 5년마다 지속적으로 성금을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500만 원을 내놓은 국가유공자 할머니 등 가슴 훈훈한 사연들이 많았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도 개인 기부가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도 있게 한다. 그러나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개인 기부는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경북에서 개인 기부가 기업보다 많은 것도 큰 돈을 낼 수 있는 대기업이 별로 없다는 데 기인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개인 기부의 비율은 60% 선이다. 개인 기부가 70%를 넘는 미국과 대조적이다. 미국의 기부연감 'GIVING USA'에 따르면 2008년 미국의 기부 총액 3천976억 5천 달러 중 개인 기부액은 2천292억 8천 달러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결국 기부 문화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상시적 기부가 늘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타심에만 기댈 게 아니라 법적'제도적 장치를 보강해야 한다. 개인 지정기부금 소득공제 한도를 15%에서 20%로 확대하고, 공제 한도를 초과한 근로소득자의 지정기부금 이월공제 기간을 5년으로 하는 규정이 마련됐지만 기부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좀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불안해하지 않도록 기부금 사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기부 문화 성숙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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