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악재, 증시 '출렁'…"추세 훼손 아니다"

입력 2010-01-23 07:55:38

'중국발 악재'를 잘 참아낸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결국 크게 흔들렸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대형은행의 위험투자를 규제하겠다고 밝히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22일 코스피지수가 2% 넘게 빠졌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66포인트(2.19%) 내린 1,684.3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7일의 75.02포인트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25.80포인트(1.50%) 내린 1,696.21에 개장한 뒤 갈수록 낙폭을 키우며 장중 1,665선까지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전날에 비해 2.37포인트(0.43%) 빠진 546.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급락장을 주도했다. 현물시장에서만 4천25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0월 29일 4천763억원 이후로 가장 많은 규모다.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2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프로그램 매물이 7천억원 이상 쏟아지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종이 3.11% 급락했다. 그동안 랠리를 이어왔던 철강·금속도 3.81% 밀렸다.

기본적으로는 미국 상업은행이 차입투자(레버리지) 규제를 받으면서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국내증시의 자체적인 조정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19일 1.56포인트 소폭 '숨고르기'한 것을 제외하면 14일 이후 랠리를 지속했다. 전날 1,722선으로 올라섰지만 1,720선이 국내증시에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상승탄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미국발 한파'가 닥치면서 아시아권 증시도 동반조정을 받았다. 일본 닛케이지수(2.56%), 대만 가권지수(2.47%) 등 아시아권 증시가 줄줄이 밀렸다.

이와 관련, 매일신문 증시자문위원들은 "추세의 훼손은 아니다"며 "우리 증시가 조정을 딛고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2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1,137.10원)보다 13.90원 급등한 1,1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5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4일(1,154.80원) 이후 처음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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