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스스로 변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입력 2010-01-22 10:56:59

교육과학기술부가 잘 가르치는 대학 10곳을 선정해 30억 원씩 지원한다. 교수 강의 평가를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이고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대학에 대한 그동안의 각종 평가는 교수 충원율이나 재정 건전성, 학생 취업률 등 외형적인 것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학생을 잘 가르치는 데에 초점을 맞춰 교수의 강의 내용과 역량을 평가해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의 방침은 상명대의 실험에 힘입은 바 크다. 상명대는 지난해 말 재직 전임 교수 전원인 293명에 대한 평가를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교수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렀다. 무엇보다 대학의 중심이 학생임을 선언하고, 학생을 잘 가르치는 대학 만들기로 방향 설정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사실, 교과부가 각종 평가를 통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대학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대학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일 뿐이다. 오늘부터 대학 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처음 공개하는 각 대학의 자체 평가 결과를 봐도 그렇다. 자율로 하다 보니 대학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항목만 평가하거나 일부는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그릇되고 과장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학생들이 올바르게 선택할 수 없다. 아무리 특성화를 부르짖어도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학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특성화 사업 등 모든 교육 정책은 헛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게 된다. 시대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은 대학 교육이다. 개혁에 둔감한 대학은 도태되고 나아가 나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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