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嚴冬雪寒)이다. 이런 차가운 겨울의 외풍은 기업에도 불고 있다. 베이비붐(Babyboom)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로 총 712만명. 전체 인구의 15%에 이른다. 이들 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집단이며 이들이 올해를 정점으로 하여 한해에 20만~30만명씩 은퇴시장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들 '조기 은퇴자'들의 노후 준비는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갈 만큼 안녕한 것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들은 소득의 거의 대부분을 주택 구입비와 자녀 양육비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 2명의 자녀를 가진 가정의 경우 소득의 17% 가량을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소득의 10% 정도는 주택 구입시 발생한 대출상환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후 준비는 절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예전에도 노후 준비에 대한 위험은 상존해왔다. 다만 예전과 지금의 상황이 다른 것은 최근들어 저출산'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더이상 기성세대들의 노후를 자녀들이 책임져 줄 수도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노후 준비는 개인 스스로 미리 미리 준비해두어야만 한다.
또다른 문제점은 바로 개인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 보유 비율이 70%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때 2배가량 높은 수치이며 이것은 결국 은퇴 이후의 노후생활비 및 준비 자금으로의 유동화를 가로막는다. 특히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출산율은 부동산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켜 결국 부동산 보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은퇴자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국가적인 차원의 방안만을 믿고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개인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노후 준비를 지금 당장 서둘러 시작해야만 한다.
그 첫번째 원칙이 노후를 위한 목적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 기간을 늘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원하는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그 첫째가 투자 금액을 늘리는 방법이며 두번째가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며 세번째는 투자기간을 늘리는 방법이다.
투자 금액과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은 안타깝게도 개인의 통제 영역 밖인 경우가 많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선택은 투자 기간을 최대한 늘려 목표한 투자 금액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당장 시작해야만 한다.
두번째 원칙은 은퇴용 주머니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후 자금인 만큼 다른 용도의 자금과는 별도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며 급하다고 하여 그 자금에 손을 대었을 때는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마지막 원칙은 자산이 아닌 소득으로 준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오래 살 위험(?)이 커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은퇴 후 노후 준비를 부동산 등의 비유동 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하게 된다. 결국 목돈을 깨어 생활비에 보태는 것 보다는 매달 일정한 수준의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세가지 원칙에 가장 부합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자산이 바로 연금을 통한 노후 준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박자 빠른 연금 준비를 통해 투자 기간을 늘린다면 복리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고, 연금의 고유 특성인 안정성을 바탕으로한 독립된 자산 운영은 당신의 노후 자금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다.
아울러 부동산 등 비유동 자산이 가지고 있는 급격한 가치 하락 또는 유동화 위험 역시도 연금을 중심으로한 노후 자금 플랜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있을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라는 유행가의 가사처럼, 소득이 있고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바로 지금 이순간부터 다가올 노후의 '즐거운 인생'을 준비해야 하겠다.
김도근 삼성생명 상무(대구지역사업부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