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2009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직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말을 남기고 각막을 기증한 이후 전국에서 장기 기증 열풍이 불었다. 김 추기경 서거 1주기를 앞두고 추모 음악회가 1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등 각종 추모 행사가 전국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올 한 해도 김 추기경의 유지인 사랑이 식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말을 해도 좋을까 사랑하고 있다고 마음 한 번 먹는 데 하루 이틀 사흘 돌아서서 말할까 마주 서서 말할까 이런저런 생각에 일주일 이주일 맨 처음 고백은 몹시도 힘이 들어라 땀만 흘리며 우물쭈물 바보 같으니…." 송창식 씨가 불렀던 '맨 처음 고백'이란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맨 처음'에서 '맨'은 다양한 품사로 쓰인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아래에 있는 집이 아닌 오직 맨 꼭대기인 삼층집이야." "온 산이 맨 철쭉으로 물들었다." "1960년 4월, 학생들이 먼저 맨주먹으로 일어섰고 교수와 시민사회가 가세하면서 결국은 철옹성 같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이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앞서 예시된 첫 문장에 나오는 '맨 꼭대기'에서 '맨'은 관형사로서 더할 수 없을 정도나 경지에 있음을 뜻한다. '맨 뒤' '맨 나중에'로 띄어 쓴다. 두 번째 예시문에 나오는 '맨 철쭉'의 '맨'은 부사로서 다른 것이 섞이지 아니하고 온통이란 뜻으로 띄어쓰기를 해 "극장에 가면 맨 여자뿐이다."로 활용한다. 세 번째 문장에서 '맨주먹'의 '맨'은 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 '다른 것을 더하지 않은' '그것만의'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이다. '맨주먹' '맨몸뚱이' '맨바닥' 등으로 쓰이며 띄우면 안 된다.
"맨날 환율이 어쩌고, 경제 위기가 어쩌고, 주가가 어쩌고 하면서 떠들어댄다." "싸우는 게 싫으니까 맨날 지는 거다. 네가 싸워야 할 적은 저 녀석이 아니다." 이처럼 우리가 대화에서 가끔 사용하고 있는 '맨날'은 '만날'의 잘못된 표기이다. '만날'은 한자 '萬'과 우리말 '날'의 합성으로 매일, 늘, 언제나의 뜻이며 "만날 분주한 모습이다." "만날 그 모양이다."로 쓰인다.
사랑은 용서이다. 말로는 용서가 되지만 마음에는 찌꺼기가 남고 여전히 '내가 옳았다'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용서는 조건을 달고서는 안 된다. 옛말에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고 했다. 용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될 때가 많다. 잊지 말아야 할 은혜는 잊어 버리고 지워야 할 원망은 지우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우리에겐 용서가 필요하다. 또 감동이 있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감동을 주어야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동이 있는 사랑을 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 보자.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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