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부농이 되고 싶어 아내와 같이 버섯재배 교육을 받고 있어요. 꿈이 머지않아 실현될 것 같습니다."
경북 성주군 선남면 도흥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명식(43)·최연희(41) 부부는 매주 화요일 오후에 나란히 경북대학교로 향한다. 김씨는 오전 농사일을 마친 뒤 아내와 같이 대학 강의실에서 경상북도가 대학, 농업기술원 등과 운영하고 있는 경북농민사관학교의 버섯마이스터 과정을 밟고 있다.
"버섯재배에 관한 현장 노하우는 있지만 색다른 이론을 접목해 다른 재배농과 차별화하고, 값어치를 올려보려고 교육을 신청했습니다. 뭔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요."
◆부농(富農) 산실 경북농민사관학교
안동대 양봉기술전문화과정을 수료한 성주 윤지훈(57)씨는 양봉 3만2천군을 사육해 연간 2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는 농민사관학교 교육을 통해 참외 시설하우스용 벌통소문 터널을 개발, 양봉기술전문화과정생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했다. 윤씨는 "농민사관학교 교육을 통해 '하면되고 나는 해 낸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경북대 최고농업경영자과정을 수료한 영천 이광수(48)씨는 사관학교 양돈전공교육을 통해 모돈수, 분만율, 산자수를 크게 증가시켜 지난해 연소득이 1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씨는 앞으로 무항생제 사료로 돼지를 키워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돼지고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2008년 아버지에 이어 대구대 친환경축산과정을 수료한 상주 탑골농장 전지훈(26)씨는 한우 120두를 사육하고 있다. 전씨는 교육수료 이후 생산성이 16% 증가하면서 소득이 20% 증가, 연소득이 1억원대로 올라 섰다.
특히 액비를 활용한 조사료 재배로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고 앞으로 유기축산물 인증까지 받으면 유기축산물 전용판매장을 운영할 꿈에 부풀어있다.
지난해 경북대 지역특화전문경영인과정에 등록한 경주의 김곤민(33)씨는 양돈 1천여두를 사육해 연 6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2008년 HACCP 지정, 2009년 무항생제 축산물인증을 받기도 했으며 포항시 유강읍에 무항생제 돈육식당인 'G-Farm story'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 안동대 양봉전문화과정을 수료한 안동의 이광섭(48)씨는 사관학교 교육을 통해 생산성은 75% 올랐고 소득은 57% 증가했다. 이씨는 전기 가온장치를 이용한 강군 육성법과 원적외선 필름을 활용해 꿀벌의 질병치료, 무인 자동급이 시설을 개발해 다른 양봉농가에도 노동력을 절감시키고 소득향상에 도움을 주었다.
지난해부터 영진산업인력개발원 품목마이스터(참외)과정에 등록한 성주 정주식(44)씨는 교육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연 2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정씨는 교수들로부터 이론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실습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이어지던 관행농법을 탈피해 병해충 방지와 토양관리 등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소득이 높아졌다.
정씨는 "올해엔 껍질째 먹는 참외를 생산할 계획이다. 저농약농산물인증을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로 업그레이드시켜 5년내 우수농업경영체 등록이 가능하도록 열심히 배우겠다"고 말했다.
◆농어업의 골드오션(Gold Ocean)
경북농민사관학교가 농어업의 골드오션(Gold Ocean)을 창출하고 있다.
경북도는 2007년 경북대, 영남대, 안동대, 대구대, 경북농업기술원 등 12개 기관과 농민사관학교 운영협약을 맺고 농업전문가 양성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3천300여명의 농업CEO를 배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산물 개방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올해엔 품목마이스터, 과일과 채소, 시설원예, 축산, 농산물 디자인 및 포장, 전자상거래, 친환경농법, 농산물 가공 등 36개 과정을 개설, 1천200명의 농민사관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경북농민사관학교는 철저하게 현장맞춤 교육을 하면서 억대 농가창출의 산실이 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로 지난달에는 농민사관학교 농어촌체험지도사교육과정이 제1호로 국가(농림식품부) 인증을 받았다. 농어촌체험지도사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농어촌체험지도사로 선발,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을 이용하는 자를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이용자의 안전관리, 농작물 및 환경·경관보호 등 체계적인 농어촌체험을 지도하게 된다. 2008년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5회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농정분야 대상을 받기도 했다.
경북도 이태암 농수산국장은 "농민사관학교는 FTA 등에 따른 농업위기를 극복하고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14년까지 억대 농어가 2만호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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