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지역 신성장동력 산업에 적용할 원천기술 개발 주력",

입력 2010-01-15 16:57:00

이인선 원장, "DGIST를 국가 영재교육의 거점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10여년 전 위천국가산단이 예정대로 조성됐다면 지역의 미래는 어떻게 변했을까? 대구에도 대덕연구단지와 같이 많은 정부 연구기관들이 있었다면? 17년째 1인당 GRDP 꼴찌라는 지역의 경제사정을 보고 있으면 한번쯤 떠올리게 되는 '가정법'이다. 물론 더 나아졌을 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 물음에 대해 많은 지역민은 대구 사정이 확 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던져봤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IT산업을 세계에 우뚝 세운 주역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구미에 있었더라면 삼성과 LG가 나갔겠어요? 중소기업을 위한 생산기술 개발 및 지원을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대구에 있었다면 대구의 섬유 로드맵이 그렇게 그려졌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대구는 '우물 안 개구리'로 너무 오래 살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변변한 정부 출연기관 하나 없다는 것이 방증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그래서 교육과학기술부 직할기관인 DGIST의 역할이 중요하며, 대구시와 경북도가 DGIST를 어떻게 활성화해 지역 발전에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DGIST가 단순히 지방에 있는 연구기관이 아니라 국가 영재교육의 거점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며 "또 지역의 신성장동력 산업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이 DGIST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보다는 국가 전체를 우선하는 정책을 펼쳐 지역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덕연구단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또 DGIST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뇌연구원의 유치가 필수라고 했다. GIST가 설립될 당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고등광기술연구소를 유치해 국비 연계처로 삼으면서 광(光)을 특화해 뻗어나갈 수 있었듯이 뇌(腦)를 특화한 DGIST의 살길은 한국뇌연구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현재 세계적인 스타급 뇌과학자를 초빙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데 이들을 대구에 모셔오기 위한 가장 큰 잣대가 한국뇌연구원 유치"라며 "특히 '메디바이오 시티'를 표방한 대구가 살기 위해서도 한국뇌연구원과 DGIST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에 석·박사 대학원 과정이 문을 열고, 2012년쯤 학부 과정까지 개교를 앞둔 시점에서 올해가 DGIST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지역의 강점인 IT산업에 메디바이오 분야를 융·복합한 뇌융합을 특화한 DGIST가 지역 산업을 일으키는 브레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ETRI와 생기원 등 정부 출연기관은 물론 경북대 등 지역 대학들과 R&D 협력·공유를 통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지역의 미래를 밝다고 생각합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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