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폭풍우 헤쳐나갈 숙제 떠안은 대구경북

입력 2010-01-07 10:47:01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대로 세종시가 조성된다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세종시 수정안이 대구경북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는 프로젝트들과 상당 부분 겹쳐 이 지역 발전에 차질을 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세종시 입주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삼성은 바이오'환경'건강 관련 사업을 통합해 세종시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특허 기간이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구조와 제작법을 모방해 복제약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야에 삼성이 5천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삼성의 발광다이오드(LED), 2차전지 사업 분야도 세종시행(行)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오는 실정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핵심이 되는 사업 중 하나다. 의약품 개발이 의료단지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대구시 등은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야를 유치하기 위해 삼성 측과 물밑 접촉을 해온 터였다. 그러나 정부가 앞장서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야를 세종시에 유치함에 따라 대구경북 의료단지는 성장 동력 확보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나아가 대구경북은 바이오를 앞세운 세종시, 의료단지를 조성하는 충북 오송, 대전까지 포함하는 충청권 의약바이오벨트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삼성의 LED와 2차전지 사업마저 세종시로 간다면 대구경북은 이 분야 기업들의 지역 유치는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정이 이렇기에 지역 국회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대로 가면 대구경북은 굶어 죽을 판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은 다른 지역에서 유치 또는 유치하려는 사업과 기능을 세종시로 빼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세종시 수정으로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 대구경북, 세종시 폭풍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550만 시도민에게 무거운 숙제가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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