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110억? 44억? 고무줄 전광판 가격

입력 2010-01-07 09:21:59

"전광판 가격은 도대체 얼마?"

대구스타디움의 전광판이 바뀐다. 2001년 대구스타디움 설립 당시 설치된 전광판이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최신 발광다이오드(LED)로 전광판으로 교체되는 것. 전광판의 크기도 가로 25m와 세로 길이 17m로 커지고 화면 분할까지 돼 경기장 곳곳에서 열리는 여러 경기 장면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비용. 전광판 교체 비용이 마치 고무줄처럼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애초 전광판 교체를 위해 사전 시장 조사를 통해 1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교체 대상은 주 전광판 및 보조 전광판 등 2개. 그러나 대구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비용 부담 등으로 하나만 바꾸기로 하고 한 전광판 전문 업체와 40여억원 선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40여억원에 두 대 모두 교체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업체가 나타났고 경쟁을 통해 이 업체와 44억원에 계약하게 된다. 자그마치 50여억원을 아낀 셈이다.

더 나아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필요한 이동식 전광판까지 무상 대여받기로 했다. 대여비만도 10억원. 결국 110억원이 들었을 전광판 교체 및 대여 비용을 44억원으로 모두 해결했다. 조직위 입장에선 살림을 아주 잘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전광판 공사 적정 비용이 과연 얼마인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뒤끝이 개운하지만은 않다.

2011 대구세계육상조직위원회 관계자도 "업체 간 전광판 교체 비용 차이에 깜짝 놀랐다. 전광판 수요에 비해 업체 유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전광판 공사가 있을 때 각종 비용을 포함하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지고 각 업체 실정에 따라 가격 편차도 생기는 것 아닌가 추측된다. 또 후발 주자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이익을 최소화하더라도 금액을 크게 낮춰 계약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향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스타디움은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전광판 교체 외에도 트랙, 조명, 음향 등도 모두 정비할 계획이어서 경기장 외관 말고는 확 다 바뀐다. 전광판 44억원, 음향 설비 42억원, 트랙 교체 16억원, 조명 12억원, 전기 관련 시설 10억원 등 120여억원이 투입돼 '최신' 경기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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