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순간전력 기록 경신, 올겨울만 7번째

입력 2010-01-07 09:26:05

한전 전력수급 비상…에너지 절약 고심

한전이 올겨울 들어 순간 최대수요전력 최고치를 일곱차례나 경신하자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한전은 최근 경기회복으로 인해 산업현장에서 전기를 많이 쓰고 강추위로 1993년 이후 16년 만에 겨울철 전기사용량이 피크를 기록하자,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동계수요관리제' 시행과 에너지절약 집중 홍보에 나섰다.

◆16년 만에 겨울철 전력 사용 피크

통상 에어컨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 전기를 많이 쓴다는 상식(?)이 이번 겨울에는 통하지 않는다. 대구경북의 순간 전력수요가 최고점에 이르는 최대전력수요가 올겨울 들어서만 벌써 7번째 최고 기록을 바꾸고 있다.

한전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대구경북의 순간 최대수요전력이 790만6천㎾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4일 낮 12시 781만3천㎾로 이틀 만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6일 낮 12시 전국의 순간 최대수요전력도 6천785만5천㎾를 기록해 '최고치 신기록'을 수립했다.

대구경북의 순간 최대수요전력은 올겨울 들어서만 일곱번째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그동안 대구경북의 순간 최대수요전력 랭킹 1∼10위까지 기록중 1~7위, 9위가 올겨울이고 여름철은 2008년 7월 8일 오후 5시(8위)와 2007년 8월 21일 오후 4시(10위) 등 두번뿐이다.(도표 참조)

그동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에 전기를 많이 사용했는데 올겨울은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한전은 1993년 이후 16년 만에 겨울철 전기사용량이 피크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기록을 경신하는 이유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최근 경기회복세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전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전체 전력사용량 중 가장 많은 63%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은 지난해 11월 27억5천103만㎾를 사용해 2008년 같은 달보다 13.68% 증가했다.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난방 전열기구 사용이 급증한 것도 큰 요인이다. 특히 올겨울 들어 순간 최대수요전력 기록을 경신한 일곱차례 중 다섯차례가 오후 6시다. 한전은 산업현장에서 공장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해가 일찍 지면서 퇴근을 전후해 가정집과 가게 등에서 전열기구를 한꺼번에 많이 쓰는 것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전기로 난방을 하는 것이 다른 에너지원보다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한전 대구경북본부 영업총괄팀 손성호 차장은 "특히 올겨울 전력사용량이 급증한 것은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가정 등에서 기름값이 비싸자 전기난방기구 사용이 크게 늘었고, 정부와 지자체의 농사용전기인 시설재배농가에 대한 보조 지원에 따라 종전 기름보일러 대신 전기보일러를 많이 쓰는 것도 전력 수요급증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경북의 경우 시·군의 지원을 받아 기름보일러를 전기보일러로 교체한 시설재배농가는 지난해 113가구로 전년 대비 290% 증가했다.

◆비상 걸린 한전

겨울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한전은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아직까지는 예비전력이 10%대를 유지하고 있어 당장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어 전력 다소비 업종 및 개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고 있다.

한전은 주로 동계피크가 발생하는 시간대인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5~7시의 전력사용을 다른 시간대로 분산시켜 조정하는 '동계수요관리'를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동계수요관리 제도는 한전이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인 8일∼2월 26일까지 계약전력 1만㎾ 이상 산업용 및 일반용 고객이 한전과 약정을 통해 부하조정시간(오전 11∼12시, 오후 5~6시)에 각 30분 단위의 평균전력을 고객기준부하(CBL)보다 10%이상 또는 3천kW이상 줄이는 경우 KW당 기본지원금(7.65원/KW-h)과 시행지원금(350∼580원/KW)을 지원해 준다. 한전 대경본부는 이를 통해 8만7천여KW(가정집 2만3천여가구 전기사용량)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이밖에도 난방설비의 경제적 가동과 동계 난방 적정온도 유지(18~20℃), 내복입기 및 덧신신기, 전기장판 및 전기요 난방온도 '중' 유지, 전기장판 밑에 단열 메트 깔기, 가전제품 사용하지 않을 경우 플러그 뽑기 등 에너지 절약 방안을 당부하고 있다.

이상룡 한전 대경본부 전략경영팀장은 "석유 10ℓ로 발전을 하면 4ℓ정도의 에너지만 전기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공중으로 날아갈 정도로 전기는 석유나 석탄 등 1차 에너지자원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며 "정부차원에서 전기와 관련된 각종 지원보다는 1차 에너지원 사용에 따른 지원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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