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의 공연 찍어 듣기]클래식 음악과 함께 신년맞이

입력 2010-01-07 07:02:10

#8일(금), 대구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 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5일(금),시립합창단과 함께하는, 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연말 그 분주했던 음악계가 새해를 맞으면서 갑자기 조용해졌다. 지난 연말에도 변함없이 31일에는 사이먼 래틀경이 지휘하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송년음악회가 열렸고, 새해 아침에는 조르쥬 프레트르의 지휘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춘 음악회가 세계적으로 방송망을 탔다. 해마다 '누가 신년 음악회를 지휘할 것인가?', 마지막 앙코르곡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은 어떻게 지휘를 하는지가 관심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이 이 도시들에서 송년과 신년을 맞이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세계적인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필자는 '어떻게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고유한 자기 문화 콘텐츠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하고, 제7의 대륙 '인터넷 대륙'에 이어 제8의 대륙을 '문화의 대륙' 이라 칭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구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 콘텐츠가 형상화되는 한 해를 꿈꿔 보는 것이 욕심이 아니기를 원하며,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해 자기의 역량들을 극대화시키고, 장점들을 모음으로써 이상적인 문화도시 대구의 실체가 가시화되기를 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청중과 무대도 가까워지고, 순수 예술에 대한 관심도 더 필요하다. 상업적인 문화는 대중적 붐을 타고 자생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순수 예술은 문화의 기초임에도 인기도 없고 화려하지 않아서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꾸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는 그 기초가 부실해져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인기 많은 대중적 예술과 여타 분야들까지 오히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를 비롯한 기업들이 건강한 문화와 이상적 사회 형성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해 주어야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아직은 송년 음악회에 비해 신년 음악회가 눈에 띌 정도로 적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나마 올해도 대구시립예술단에서 두 개의 신년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어서 가벼운 클래식 음악과 함께 유쾌한 신년을 맞을 수 있어서 즐겁다.

8일에 있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는 곽승 상임 지휘자의 지휘로 스페인 작곡가 샤브리에의 '에스파냐'와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을 비롯한 총 10곡의 명곡들이 신상준 (바이올린) , 이정아(소프라노) , 하석배 (테너)의 협연에 무용이 곁들여진 연주회로 진행된다. 가볍지만 명쾌한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음악회이며 전석 초대로 이루어지는 음악회여서 가족 나들이에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문의는 053-606-6313~4)

그리고 15일에 열리는 대구시립합창단의 '노트 디 깐조네'(Notte di Canzone)는 단원들이 주옥 같은 이탈리아 칸쪼네(가곡)를 노래하는 가곡 음악회로서 마지막곡인 토스티의 '기도'는 전체 출연자들의 합창무대로 꾸며진다. 이탈리아 가곡과 노래를 사랑하는 분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음악회이다.(문의는 053-606-6315, 6343) 아름답고 즐겁고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2010년의 의미있는 꿈을 꾸어보자.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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