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대구지법 경매 결산·전망

입력 2010-01-07 07:27:30

대구 미분양 물량 '전국 최다' 경매는 증가 낙찰가율 낮아져

2009년 대구지방법원에서 진행한 경매물건 수는 총 1만2천50건으로, 2008년 9천797건과 대비하면 그 수는 많아졌다. 하지만 낙찰가율은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지역의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가 활황인 인천의 경우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포함) 경매계가 무려 30개나 된다. 인구가 비슷한 대구(서부지원 포함)는 15개인 점을 생각하면, 두 도시의 경제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DJ정권 이후 10여년 동안 대구경북은 SOC 및 기반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투자가 빈약했음에도, 유통 재화의 하나인 부동산에 50~60%에 이르는 세금 폭탄을 서울과 똑같이 안겨 빈대(수도권의 일부 투기꾼) 잡으려 초가집(대구 부동산) 태워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구가 인구 대비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전국 최고에 이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여튼 대구지방법원 경매물건 수는 전년도 대비 2천253건이 증가해 상당 폭 불어나는 추세에 있고, 그 중 아파트는 더 많은 수가 늘어났고, 2월에만 168건이 증가했다. 다만 공급이 많았으므로 수요(낙찰가율)는 줄어 전년 2월(84%)보다 낮은 76.76%를 기록했다. 단독주택(다가구주택 포함)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공장도 상반기에는 아파트와 같은 추세였지만 하반기 들면서부터 공급(물량)과 수요(낙찰가율)가 동반 상승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는 자동차산업에 힘입어 관련 부품과 정밀기계 등 섬유를 대체하고 있는 지역 신흥산업의 호조에 힘입은 바 크다고 판단된다.

농지와 임야도 소폭 늘어났다. 낙찰가율은 보합세에 있었지만, 낙동강사업 등으로 풀리는 보상금이 호재로 작용해 한계농지와 임야에 대해서는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0년 부동산시장 전망과 관련, 각종 부동산매체 및 경제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회복 등의 요인에 따라 3.5~4% 정도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은행 예금의 실질이자(이자소득세 공제)가 연 4%를 넘지 않는 저금리시대에 부동산의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률 4%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농지와 임야 등 장기 투자의 결과는 수익률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리스크와 이자 감손을 각오해야 한다. 수익형부동산 중 원룸 등은 눈앞의 임대수익은 높지만 건물 대비 대지가 넓지 않은 한 건물의 설계(유행)와 내구성에서 태생적 소모성을 내재하고 있어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일반 매매로는 수익이 없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임대수익 15% 이상 되는 물건을 경매로 낙찰 받지 않는 한 투자의 매력이 적다고 본다. 동대구로와 지하철2호선이 통과하는 달구벌대로 주변 및 3호선 역세권의 근린생활시설 등은 부동산전문가들이 예상한 4%의 상승력은 충분히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더해 5~7% 임대수익이 보장된다면 투자의 메리트는 충분하다고 본다.

하갑용 리빙경매 대표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