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는 밀려도 富者 숫자는 '전국 3대도시'

입력 2010-01-04 09:27:49

인구·생산액 등에서 최근 인천에 밀리고 있는 대구가 '부자(富者) 숫자'에서는 인천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숫자로 따지면 전국 3대 도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이 최근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이자 또는 주식투자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금융소득이 연간 4천만원을 넘는 '금융부자'(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에 1천790명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숫자에서 대구를 따돌리고 3대 도시가 된 인천에는 1천432명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이 있었다. 대구가 인천보다 금융부자들의 숫자가 300여명이나 더 많은 것.

대구의 금융회사 관계자는 "대구는 과거 섬유 경기 호황 이후 거부(巨富)들이 많이 나왔다. 이 때문에 생각보다 알부자들이 많다"고 했다. 대구의 금융부자 1천790명이 벌어들인 지난해 금융소득은 2천805억3천900만원이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 즉 금융부자들의 절반은 서울에 몰려 있었다. 금융소득으로 4천만원 이상을 벌어들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은 전국적으로 4만9천409명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2만5천579명으로 전체의 절반이었다. 대도시 기준으로 볼 때 서울 다음으로는 2대 도시 부산(3천604명)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많았고 그 다음은 대구였다.

지난해 전국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금융위기로 인해 전년(2007년·6만1천475명에)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05년 이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매년(2005년 2만4천561명, 2006년 3만5천924명, 2007년 6만1천475명) 큰 폭으로 증가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이는 2007년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던 중국 펀드 등 펀드 수익률 폭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만9천409명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벌어들인 금융소득금액은 8조9천684억6천100만원이었다.

전국적으로 금융소득만으로 연간 수억원을 챙기는 거부들은 1만6천3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이자소득으로만 5억원 이상을 버는 금융부자들도 2천600명을 넘었다. 이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이자소득은 무려 4조3천6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금융소득이 5억원을 넘는 사람들은 2천636명이었고 이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조3천599억5천600만원이었다. 1인당 16억5천만원 이상의 이자소득을 얻은 것이다.

시중 예금금리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금융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예금통장에 수십억원 이상을 넣어두거나 그 정도의 액수를 각종 금융투자상품 등에 굴려 수익을 올려야한다.

한편 국세청 집계결과, 2008년 말 기준으로 종합소득금액 상위 10% 이내에 든 사람들을 뽑아보자 대구에 사는 사람들(1만7천443명) 구성비가 4.9%를 기록했다. 인천에는 1만6천255명이 살아(구성비 4.5%) 대구에 밀렸다. 최상위 소득자는 대구가 인천보다 더 많았던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서울의 구성비가 36.7%, 부산이 7.4%였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