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재선거서 '박근혜 힘' 재확인…'형님예산' 이상득 의원 2선
2009년이 저물었다. 지역 정치권도 공사다망(公私多忙)했다. 때론 힘을 뭉쳤고 때때로 경쟁했다. 힘을 뭉쳤을 때 수확은 컸다.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은 큰 열매다. 다툴 땐 힘이 빠졌다. 지역 정치권 내 정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역동적인 한 해였다는 데 이견은 없다. 지난 한 해 지역 정치권을 둘러봤다.
▷3월 3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국을 향해 처음 입을 열었다. 미디어 관련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대치로 치달을 때 "쟁점 법안일수록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한마디'했다. 정국은 곧 요동쳤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속도를 냈던 한나라당은 멈춰 섰고, 여야는 '100일 휴전'에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이후 "(세종시 원안 추진은) 당의 존립 문제" "세종시는 원안 +α가 되어야 한다" 등 특유의 '한마디 정치'로 힘을 과시했다.
▷4월 30일.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친박을 표방한 정수성 무소속 후보가 친이계 정종복 전 의원을 이겼다. 정치권은 53%라는 '높은 투표율'과 '박근혜의 힘'을 승리 요인으로 분석했다. 큰 전략 없이 '박근혜와 함께'라는 전략을 펼친 정 당선자는 당선 두 달 만에 한나라당에 입당을 신청했지만 한나라당은 아직 답을 않고 있다. 당시 "당이 경주 재선거에 얼마나 노력했는데 정 의원이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5월 22일.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 김성조 의원(구미갑)이 당선됐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서 무난하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은 황우여 원내대표 후보자의 러닝메이트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6월 3일. 2008년 '형님 예산'으로 공격을 받던 이상득 의원(포항남·울릉)이 "2선으로 후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대통령 친인척으로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철저히 노력해 왔지만 최근 저에 대한 이러저러한 얘기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는 정치 현안에서 멀찌감치 물러나 경제·자원 외교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의원은 '막후 외교관'으로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 내부의 '인적 쇄신' 대상에서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다.
▷7월 13일. 한나라 경북도당위원장에 김태환 의원(구미을)이 합의 추대됐다. 도당위원장에 3선의 이인기 의원(고령·성주·칠곡)이 후발 주자로 나섰지만 막판에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7월 14일. 이례적으로 서상기 대구시당위원장이 연임하게 됐다.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을 추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이 막판에 나서 무기명 투표까지 가는 등 뒷말이 무성했다.
▷8월 10일.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대구 신서와 충북 오송으로 공동 선정됐다. 일등공신으로는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이 꼽혔고 지역 정치권과 대구경북이 이뤄낸 2009년의 큰 성과였다. 정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두 지역에 2038년까지 시설운영비 1조8천억원, 연구개발비 3조8천억원 등 모두 5조6천억원이 투입돼 글로벌 의료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종합연구공간이 들어서게 된다고 밝혔다.
▷9월 3일. 이명박 대통령이 개각을 통해 지역 의원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특임장관으로,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최 장관에게는 호사다마(好事多魔)의 한 해였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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