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미사업장 '흡연율 0' 도전

입력 2008-09-23 09:52:26

▲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이 가위로 담배를 자르는 금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이 가위로 담배를 자르는 금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국내 대기업 사업장으로는 처음으로 '전사원 금연' 신화에 도전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담배연기 없는 완전 금연사업장을 만든다는 게 목표다.

구미사업장의 남자 사원은 6천800명. 사내 금연운동이 시작됐던 2002년 3월 흡연율은 무려 52.9%, 3천600명이 담배를 피웠다. 23일 현재 담배 피우는 남자 사원은 430명, 흡연율은 6.3%에 불과하다. 6년 만에 3천170명이 금연에 성공하는 대기록을 세운 데 이어 쉬지 않고 흡연율 제로화에 나선 것이다.

구미사업장은 이를 위해 23일 '2009 담배연기 없는 사업장 만들기 D-100일' 행사를 갖고 금연 캠페인을 벌였다. 장병조 공장장(부사장)은 흡연사원 가정에 금연 당부 편지를 발송했다. 또 마지막 흡연자로 남은 6.3%의 남자 사원들을 대상으로 맨투맨 책임관리에 들어갔다. 가족과 함께하는 금연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만약 이들이 올 연말까지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회사가 완전 금연사업장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내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1천여명의 간부사원들은 지난해 4월 간부사원 흡연율 제로화가 추진된 후 거의 담배를 끊었다. 장 부사장은 하루 3갑씩 피우던 담배를 완전히 끊었고, 끊고 피우길 반복하던 심원환 상무 등도 완전히 끊었다. 한 간부사원은 "10% 이내에 들어야 우수사원으로 평가되는데 흡연자 10% 이내에 들어서면 회사 생활이 힘들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현재 구미사업장은 담배를 피울 엄두가 아예 안 나는 '최악의 흡연환경'이 조성돼 있다. 34개였던 사내 흡연장이 3개소로 줄었고, 위치도 걸어서 10분 정도 가야 하는 사내 최외곽지에 있다. 게다가 자동개폐식 장치를 달아 식사시간대 1시간만 문이 열린다. 그나마 이 사내 흡연장은 내년 초 완전히 없어진다.

사원 7천여명이 생활하는 기숙사 '정담원'은 벌써 지난해 4월 비흡연자 거주공간으로 선포돼 담배를 못 피우는 것은 물론 흡연자들의 거주 자체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비흡연자 우대채용(면접 가산점), 군 제대 후 복직사원의 금연 후 복직 유도 등 다양한 금연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금연업무 총괄부서의 정성철 차장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 근무효율 저하, 의료비 증가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 완전금연 사업장 실현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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