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섬기고 청소년 양성" 대구YMCA 창립 90돌

입력 2008-09-19 08:57:07

▲ 대구시 중구 남성로 옛 제일교회 앞에 들어섰던 최초의 대구YMCA 회관. 1938년까지 사용됐다. 출처 : 대구YMCA 80년사
▲ 대구시 중구 남성로 옛 제일교회 앞에 들어섰던 최초의 대구YMCA 회관. 1938년까지 사용됐다. 출처 : 대구YMCA 80년사

지역 최초의 시민운동 단체인 대구YMCA(기독교청년회)가 창립 90주년을 맞았다.

대구YMCA는 20일 오전 노보텔 대구시티센터 대연회장에서 창립 90주년 기념식을 갖고 청소년 페스티벌, 콘서트,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한다.

김경민 사무총장 대행은 "YMCA가 오랜 역사를 지탱해 올 수 있었던 데는 계속 변화하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바탕이 됐다"며 "지역사회를 섬기고, 진취적인 청년들을 키우는 과제는 앞으로도 지속해야 할 YMCA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대구YMCA는 일제 강점하인 1918년 9월 15일 '기독교 민족주의'를 표방하면서 설립됐다. 출범 당시 이름은 '교남(영남)기독교청년회'. 1903년 창립된 서울YMCA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였다. 창립 6개월 만인 1919년에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당시 이만집 회장을 포함한 수십명의 간부진들이 구속되면서 2년간 문을 닫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대구YMCA는 다시 일어나 민족계몽운동, 직업교육, 농촌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의 의식을 일깨우는 일에 주력했다.

1960년대 들어 중구 덕산동 중앙치안센터(옛 중앙파출소) 맞은편에 4층짜리 회관을 신축해 대학YMCA 전국대회, 포크댄스 강습회 등을 열면서 신문화운동을 주도했고, 1970년대에는 시민운동 지도자를 양성하는 산실 역할을 해왔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대구 출신 전국 YMCA의 이사장과 사무총장은 10여명에 이른다.

1980년 이후로는 지역 현안 해결에도 앞장섰다. 1991년 대구 수돗물 페놀오염 사태, 1995년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 진상조사, 1998년 버스요금 인하운동,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시민대책위 활동 등 큰 사안이 있을 때마다 지역의 다른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대구 시내버스 요금을 내린 것은 대표적 사례. 1998년 기름값이 떨어지자 대구YMCA 등 지역 시민단체가 요금 인하 운동을 벌여 '내리는 법이 없다'는 시내버스 요금을 깎는 데 성공했다.

대구YMCA가 90년이란 역사를 지탱하며 지역의 큰 버팀목으로 성장한 비결에 대해 김경민 대행은 "저항적 민족주의, 좌·우를 아우르는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 신문화의 적극 보급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꾸준히 진실한 마음으로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YMCA는 앞으로 일자리 창출사업에 앞장서는 한편,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청소년 평화나눔센터' 조성을 통해 가출·위기 청소년들을 돕는 활동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대구YMCA 측은 90주년 기념 행사의 하나로 19~22일 무태교 둔치에서 '수생습지 식물 전시회'를 열고, 20일에는 학생문화센터 야외극장에서 '청소년 거리 문화 페스티벌' '청소년평화나눔센터 기금 마련 갈라콘서트' 등의 행사를 연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 대구 YMCA 발자취

▶1918년 9월 '교남기독교청년회'로 창립

▶1929년 1월 농민 68명에게 농촌지도자 강습

▶1937년 4월 '대구기독교청년회'(대구YMCA)로 개칭

▶1949년 7월 대구의대 YMCA 무의촌 순회 진료

▶1960년 9월 대구YMCA 회관 준공

▶1970년 2월 신태식 이사장 대한YMCA연맹 이사장 취임

▶1982년 4월 소비자 권익 위한 '시민중계실' 개설

▶1991년 3월 대구 페놀사태 시민대책위 구성

▶1995년 5월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사고 진상조사

▶1998년 6월 시내버스 요금 인하 서명운동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시민대책위 활동

▶2008년 9월 창립 9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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