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남과 여 (1)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

입력 2008-09-18 06:00:00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했을까. 하지만 남녀 '뇌구조'를 알면 오해가 풀리고 서서히 서로가 이해되기 시작한다. 두뇌심리학을 통해 남과 여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계명대 기독교학과 상담학 박민수 교수는 "남녀는 '서로의 다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교수의 도움말에 따라 남녀 두뇌심리학을 알아본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 그 남자 이야기

피곤한 퇴근길. 집에 오자마자 '그 여자'는 오늘도 나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아이들 이야기, 시장에서 있었던 일…. 건성으로 듣다가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난다. 나도 모르게 '그 여자'의 이야기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야? 그 학원이 마음에 안들면 당장 그만두라 그래."

그 말에 여자는 금세 토라지고 만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회사에서 부장과 언짢은 일이 있었다. 나도 화가 치민다. 방문을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그 여자'가 들어온다. 내가 혼자 있는 '꼴'을 못본다. 그러더니 '무슨 문제가 있냐',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면 될 것이 아니냐'며 속사포를 쏘아댄다. 나 역시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만다.

생각해보니 내가 좀 무뚝뚝했던 것도 같다. 아이들이 잠든 후 '그 여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묵묵부답. 괜시리 짜증이 나 등을 돌리고 누워버렸다.

◇ 그 여자 이야기

'그 남자'는 오늘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뭔가 표정이 좋지 않다. 0.1초만에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무슨 일 있냐'고 아무리 물어도 표정이 더욱 굳어지기만 할 뿐, 속시원한 대답이 없다. 나에게도 하루 종일 쌓인 하고픈 이야기가 많다. 아이들 교육 문제, 이웃과의 일 등 '그 남자'가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헌데, 이 남자, 내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난 그저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했을 뿐, '해결해달라'고 한 적 없다. 그러고는 등을 보이곤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나에게 무슨 불만인가? 온갖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방으로 들어가 물었더니 오히려 더 화를 내기만 한다.

밤이 깊어 못다한 이야기나 할까 하고 안색을 살폈는데, 그 남자, 생뚱맞은 '신호'만 보낼 뿐 대화할 의지는 조금도 없다. 홱 돌아눕는 그의 뒷모습이 더욱 얄밉다. 나도 같이 돌아눕는다.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속마음

남자와 여자,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남자는 '성취'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결한다. 회사일에 심취하는 것도 그것의 일종. 그 바탕에는 '섹스'의 문제가 성취의 근간을 이룬다. 반면 여자는 말하는 것, 즉 수다를 통해 스트레스가 풀린다. 듣기 뉴런이 아주 작은 남자는 여자의 이야기에 좀처럼 귀기울이지 못한다. 남자는 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에 해답을 찾아야한다'는 부담감을 갖는다. 그래서 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결책을 제시하곤 한다. 하지만 여자에게 필요한건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 그것 뿐이다.

남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조용한 술잔 기울이기'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운동을 하든 술잔을 기울이든, 동굴 속에서 혼자 풀어간다. 반면 여자는 이런 남자를 보면 '무슨 문제가 있냐', '우리 같이 대화로 풀어보자'며 닦달하기 마련.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면 가슴이 풀어진다. 여자는 남자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남자는 하나의 일에만 집착한다. 즉 TV를 보면 다른 것은 하나도 하지 못한다. 반면 여자는 좌뇌와 우뇌의 교류가 활발, TV를 보면서 집안일을 하면서 동시에 전화통화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 밖에도 남녀 뇌구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띤다. 남자의 두뇌는 밤중 아이 울음소리를 듣는 뉴런, 화장실 변기에 정확히 조준하는 세포, 길을 물어보려는 뉴런, 듣기 뉴런 등이 깨알만큼 작다. 대부분 섹스, 개인적 질문을 피하는 부분 등이 차지한다.

여자의 두뇌는 전화 및 수다능력, 우유부단 핵, 듣기 기술 등이 크게 차지하고 지도읽기 입자, 평행주차 뉴런은 아주 작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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