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의 적극적인 자살방지노력 필요하다

입력 2008-09-09 10:57:45

30대 중반의 탤런트 안재환 씨가 목숨을 끊어 떠들썩하다. 안 씨는 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선희 씨와 결혼한 새신랑이지만 사업 실패를 비관해왔다고 한다. 대구에서는 지난 7일 생활고를 비관한 30대 어머니가 7, 5세 두 아들에게 극약을 먹이고 같이 숨을 거둬 민족 명절 추석 밑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1.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평균 11.2명) 중 가장 높다. 지난해에만도 1만3천407명이 자살한 것으로 경찰청은 집계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6천16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 자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자살은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도 막대한 심리적'경제적 피해를 입힌다고 정신보건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사람의 자살은 주변의 가족'친지 등 8명에게 고통을 준다는 전문가의 진단도 있다. 특히 탤런트 등 유명인의 자살은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베르테르 효과'까지 생겨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은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연 3조 원으로 추산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자살에 대한 기초 역학조사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손실을 줄이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개인의 욕망 실현을 국가가 도와준다는 차원에서도 자살 방지책은 있어야 하겠다.

공영방송을 통해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주한미군방송(AFN)은 지속적으로 자살 예방 스폿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가까운 친구가 우울해 하면 머뭇거리지 말고 즉각 개입해 말벗이 되어주라"고 조언하는 식이다.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 는 '사랑과 용서 캠페인'을 통해 인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