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돔야구장 건립 탄력

입력 2008-09-03 10:00:42

대구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인 돔 구장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 건립비 조달에 필요한 법령 개정 등 제반 여건이 호전되면서 대기업들과의 투자 협의에 탄력이 붙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투자협의 활기=대구시는 지난 1일 한 대형 건설업체와 개발 인센티브 제공 후 이익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돔 구장을 짓는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고 3일 밝혔다. 양측은 특수목적법인 설립 방안, 개발 적정 부지 선정 및 방법 등 세부 추진안을 만들어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 업체는 향후 국내에 돔 구장 건립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어 준비 수준이 대단히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대구시는 또 최근 삼성 측과도 돔 구장 건립에 관해 논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시는 돔 구장이 문을 열게 되면 삼성이 사용료만 매년 수십억원을 내야 하므로 삼성이 부담할 순수 건립 비용은 1천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시는 입장료 수입 전액과 광고권 등을 주겠다는 입장이어서 삼성의 판단에 따라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크다.

삼성은 지난해 그룹관련 비리 파장에 휩쓸리면서 야구장 건립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가 이번에 대구시의 요청으로 다시 교섭 창구를 열게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연고 야구단을 운영하는 삼성이 건립부터 운영까지 대구시와 보조를 맞추는 게 최선의 방책이어서 최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건이 확 달라졌다=최근 민자 유치가 급속도로 활발해진 데는 여러 가지 여건 변화로 민간의 투자 부담이 당초의 절반인 1천500억원 규모로 줄어든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대구시가 지난해부터 중앙정부에 개정을 요청한 도시공원법 시행규칙이 지난 1일 입법예고를 끝내고 오는 11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대구체육공원 내에 야구장을 지을 때 3만3천㎡ 규모의 판매시설을 지어 분양할 수 있게 됐다. 시는 이를 민간 개발로 넘길 경우 600억~700억원 정도의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광주 등 야구장 건설을 추진하는 타 도시들과 보조를 맞추면 돔 구장 건설에 800억원 안팎의 국비와 시비를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의 경우 최근 3만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공사비 1천억원 가운데 국비를 270억원 끌어오겠다고 발표했다. 대구 역시 비슷한 수준의 국비 지원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대구시의회가 최근 시설 규모를 줄이고 개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까지 제시하며 돔 구장 추진을 적극 요청하고 나서 시비 투입 여지도 커졌다.

대구시 이진훈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야구장 규모를 3만석에서 2만5천석으로 축소하면 공사비도 3천억원으로 줄어드는데 그 중 절반 정도는 대구시가 확보할 수 있다"며 "민간 부담액 비율이 개발 인센티브에 좌우되지 않을 만큼 줄었기 때문에 대기업 참여폭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1월 대구체육공원 내 야구장 예정지 14만4천여㎡에 민간자본 3천600억원을 투입해 2011년 착공, 2013년까지 3만석 규모의 돔 야구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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