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땅 가야산/매일신문 가야산 특별취재팀 지음/깊은 솔 펴냄
가야산(伽倻山).
최고봉인 칠불봉(1천433m)을 중심으로 소머리처럼 생긴 우두봉을 비롯해 두리봉 등 1천m가 넘는 고봉들이 병을 친 듯 이어진 영산(靈山)이다.
흔히 '해인사가 있는 산'으로만 알고 있지만, 가야산은 '천하의 절승(絶勝)인 산형'을 가지고 있으며, 건국 신화가 골마다 자리 잡고, 숱한 인물들을 그 품 속에서 길러낸 명산이다. 조선 지리학자인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석화성(石火星)이라 표현한대로 불꽃처럼 하늘로 솟는 기암괴석이 빼어난 산이다.
가야산에 대한 여행관련 책들이 더러 있었지만, 가야산을 본격 해부하고, 역사적 문화적으로 다루기는 처음이다.
이 책은 가야산의 자연과 생태적인 측면과 더불어 가야산을 무대로 피어난 불교와 유교문화, 풍수지리 등 민간신앙,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시장과 산길 등 인문지리적 고찰을 다루고 있다.
매일신문이 지난해 창간 61주년을 맞아 기획한 시리즈 '상생의 땅 가야산'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취재기자 2명(이대현·박용우)과 사진기자 1명(박노익)으로 구성된 특별취재팀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매주 1회씩 총 50회에 걸쳐 연재했다. 모두 100여회 가야산을 답사하고, 가야산에 살과 마음을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취재했다.
1부 '석화성의 절정, 가야산 봉우리들'은 만물상, 두리봉, 의상봉 등 빼어난 산세를, 2부 '가야산의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가야산이 품어낸 사계를, 3부는 '폭포와 계곡, 골짜기'를, 4부는 '가야산의 생태계'를 다루고 있다.
5부는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홍제암과 백련암 등 곳곳에 서린 '불교의 성지, 가야산'을 담고, 6부는 가야산에 은둔한 최치원을 비롯해 고려 말 선비 이승인과 일제에 맞선 지사들과 송준필 김창숙의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면면이 이어온 '효와 의, 지조와 절개의 땅'을, 7부는 허물어져가는 가야산성, 가야산에 출몰한 호랑이, 나라 잃은 왕족들의 한 등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다루고 있다.
제목에 든 '상생'은 '상극'이 도사린 요즘 세상에, 유교와 불교, 풍수지리 등 민간신앙이 서로 융화를 이루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가야산에서 찾아낸 지혜이고 미덕이다.
올 컬러로 수록된 빼어난 사진과 함께 거시적 안목으로 접근한 내용이 돋보이는 가야산 인문지리서이다. 가야산의 비경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대백갤러리에서 사진전을 통해 만날 수도 있다. 347쪽, 1만8천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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