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갤러리 작가 3인 기획전-31일까지
물체가 지닌 속성에 개입하는 작가의 방식에는 예술적 사유가 녹아 있다.
MJ갤러리가 31일까지 마련한 기획전 '물(物)을 만나다'에는 물성을 통해 현대미술이 추구해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실험적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장우, 손파, 김기수 등 세명의 작가들은 물(物)이 지닌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물성 자체를 변환시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장우 작가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꿈과 현실, 인간과 사이보그의 경계를 넘나든다. 컴퓨터와 디지털 영상이 결합된 작품은 기술 발전이 초래한 세상과 그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거칠고 단단한 사이보그의 몸은 말 그대로 껍데기일 뿐이다. 여기에 생명력을 더해주는 것이 영상작업이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할수록 인간은 자연을 중시하며 그리워한다. 사이보그 몸에 자연풍경을 넣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손파 작가는 액체 상태의 고무 원료(라텍스)를 이용해 색과 형의 변화를 탐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에게 고무는 인간의 본능을 연상시키는 물질이다. 잡아 당길수록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속성이 원초적 자아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
고무를 이용한 이전 작업에 비해 라텍스를 사용하는 최근 작품은 시각적으로 한층 밝아졌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색과 형의 변화를 보다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심리적, 정신적 요소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를 표현하는데 적절한 소재다. 작가는 "고무 원액이 마르면서 변형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몸에 대한 단상을 개념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기수 작가의 작업 주제는 인간의 존재감이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낯설고 부담스러워 존재감을 약화시키기 위해 거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깨지기 쉬운 거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거울을 사용하면서 표현 방식은 조금씩 바뀌었다. 존재감을 억압하려는 단계에서 달, 소나무, 연밥의 형태를 스크래치 기법으로 풀어 놓거나 최근작에는 인물의 형태를 새롭게 구현하고 있다.
MJ갤러리가 여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물질을 바라보는 작가적 태도와 시대정신이 물성을 만나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053)256-2111.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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