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공존…日요코하마 모토마치 쇼핑거리

입력 2008-08-05 08:34:31

[동성로에서 길을 묻다] 요코하마 '모토마치'

▲ 전통과 첨단패션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요코하마의 대표적 쇼핑거리 모토마치.
▲ 전통과 첨단패션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요코하마의 대표적 쇼핑거리 모토마치.
▲ 쓸모없던 보세창고를 문화레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아카렌가파크. 보세창고 내부의 가게들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항상 붐비고 있다.
▲ 쓸모없던 보세창고를 문화레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아카렌가파크. 보세창고 내부의 가게들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항상 붐비고 있다.

요코하마에는 내년 150주년을 맞는 전통의 쇼핑거리 '모토마치'가 있다. 그러나 모토마치에서 받은 첫 느낌은 전혀 철 지난 추억의 '옛 것'이 아니었다. 명품과 대중적 상품들이 적당히 섞여 있어 누구에게나 매력을 주는, 그런 마음 푸근한 장소였다.

거리 양편 상점들은 오래된 건물이나 새 건물이나 할 것 없이 모두 1층 건축선을 후퇴시켜 고객들이 비나 햇볕을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콜로네이드 아케이드'를 만들었다. 각 점포들의 다양한 개성 사이에서 거리의 일체감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였다. 또 이곳 상인들이 이 거리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단결하고 함께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모토마치에서 언덕 쪽으로 '고급'이라는 의미의 '야마테' 지역과 연결된다. 모토마치는 개항 당시 외국인들의 단골가게가 모여 형성됐고, 야마테 지역은 외국인들과 상류층 주거지였다. 이 때문에 야마테 지역에는 외교관 저택 등 문화재로 지정되고 보호받는 전통있는 건물과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게다가 모토마치와 야마테 사이에는 작지만 품위와 전통을 가진 수많은 가게와 식당들이 올망졸망 모여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주위 환경이 모토마치의 매력을 더욱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모토마치에서 항구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전 세계 주요도시치고 차이나타운 없는 곳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중화요리집과 잡화점이 500개 이상 모여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는 설명이다.

고래 형상으로 디자인된 국제여객선터미널 오산바시와 미나토미라이21 사이에 위치한 아카렌가파크도 눈여겨 볼 만하다. 나무 숲이 우거진 공원이 아니라 그냥 해안가 넓은 광장이다. 이곳에는 예전에 보세창고로 쓰였던 건물 두 채가 있다. 지금은 외형은 보존한 채 내부를 개조해 쇼핑 및 식당가, 그리고 대형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철거 위기에 놓였던 쓸모없는 창고가 가족과 연인들이 마음껏 뛰며 바닷가를 거닐고 휴식을 하다가 식사와 쇼핑을 하고, 문화공연도 즐기는 복합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석민기자

▨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

요코하마시는 도시로서의 자립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나토미라이21'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구상과 함께 '종합적인' 도시만들기를 1960년대 말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1971년 일본 최초로 시 행정부서 내에 도시디자이너가 배치된 도시디자인전문팀을 설치했다. 도시디자인전문팀은 1982년 도시디자인실로 발전했으며, 37년간 4명의 시장을 거치면서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성적인 요코하마 경관을 창출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요코하마시는 강압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우선은 공공 공간의 디자인 향상을 도모하고, 그 다음 다른 건축물의 디자인을 유도했다. 디자인을 유도하는 과정에서도 법률, 조례가 아닌 '요강'과 '지역협정'을 통해 성과를 쌓아왔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끈질기게 이끌어 낸 것이다. 2004년 일본정부가 경관법을 제정한 뒤에도, 요코하마시는 지금껏 실시해온 협의형식과 유도방식을 첨가한 특유의 새로운 경관조례를 만들었다(2006년).

구니요시 나오유키 요코하마시 도시정비국 수석디자이너는 "요코하마 경관 유도의 경우 규제에 따른 획일적 심사가 아닌, 사업자·설계자와 유연하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창조된 성과라는 특징이 있다"면서 "또 정부나 각급 지자체, 공공기관에 의해 벌어지는 다양한 공적사업에 대해서 꼼꼼하게 디자인 조정을 실시해온 점이 다른 도시들과 크게 차이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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