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역할은 사회 기여"
대구경북지역 상장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주가가 무려 6만원을 웃도는 철강전문회사 동일산업. 이 회사 CEO 오순택 대표는 기업을 맡은 지 30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도 '사장' 명함을 쓴다.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기업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CEO들이 '회장' 명함을 들고 다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업 하는 사람이 직위에 매달리면 안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EO부터 기업의 내실을 튼튼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업원과 주주, 나아가서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제 회장 소리를 들어야한다'는 얘기도 많지만 '무슨 소리냐'며 저는 손사래를 칩니다. 기업인들은 회장 직함보다는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35살에 CEO로서 첫발을 디딘 후 단 한번도 '기업인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선친은 오일룡 전 대구상의 회장이다)께서 입버릇처럼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면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는 기업을 맡은 뒤 적응기간을 거친 뒤 바로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CEO 자리에 오른 지 8년 만인 1988년.
"30억원의 기금을 가진 동일문화장학재단입니다. 이자수익을 통해 연간 1억5천만원 정도가 지원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대학생들과 우수한 논문을 쓰시는 교수님 등 지금까지 1천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저희 장학재단의 수혜를 입었습니다. 수혜를 입은 사람들이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사례가 거의 없지만 불쾌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바라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봉사라는 사회적 의미가 그러하듯 기업의 봉사도 봉사 이외의 다른 요소를 생각해선 안 됩니다."
그는 분초를 다투는 CEO 생활이지만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어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는 '대구경북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까지 맡고 있다.
"이분들의 고통을 듣고 나니 못 본 척할 수 없겠더군요. 재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제 돈도 조금 보태고 임원들의 힘도 빌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이 단체를 열심히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는 사회봉사를 열심히 하는 기업인들 중에서 제 식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CEO는 회사 근로자들부터 최선의 봉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대학등록금 폭등으로 고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대학생 자녀를 둔 근로자들은 자녀 2명까지 학비 보조를 해주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CEO의 첫번째 봉사 대상입니다."
그는 기업이 사회를 바라보면서 한점 부끄러움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CEO 스스로 바보스럽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 사회를 향해 봉사의 자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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