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30대그룹 95조 투자 대상서 쏙 빠져

입력 2008-04-29 09:12:21

'잃어버린 10년' 계속되는 대구경북

28일 삼성그룹 등 30대 그룹이 올해 95조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했으나 모두 수도권과 남서해안권에 투자가 집중된 채 대구경북은 단 한건의 대형투자도 없어 지역이 재벌그룹으로부터도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삼성 27조8천억원 ▷현대·기아차그룹 11조원 ▷포스코 5조4억원▷금호산업 1조7천억원 등 95조6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5천억원에서 조단위가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 17개 사업은 ▷수도권 5건 ▷충남 4건 ▷전남 3건 ▷부산·울산·경남 4건 ▷전북 1건 등으로 대구경북은 한건도 없고 소규모 투자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로 투자를 하는 삼성그룹도 투자를 약속했다가 중단된 구미사업장 기술연구센터에 대한 투자재개 요구가 지역에서 일고 있지만 오히려 연구분야 임원급을 수도권으로 철수시킨 채 투자계획을 잡지 않았다. 지역에 본사를 둔 전경련 소속사 포스코도 전남 광양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을 뿐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정부나 대기업 투자가 수도권과 남서해안권에 집중되고 있는 현상이 지역 출신 대통령이 나온 이 정부 체제에서도 계속되면서 대구경북 및 동해안권은 십수년째 대형 투자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것.

한국은행조차 지난해 "수도권 투자는 지방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지역 간 산업연관표)를 발표한 데서도 드러나듯이 대기업 및 정부의 수도권 투자집중과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로 지방 특히 대구경북은 경제낙후도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박봉규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올해 대기업들의 투자계획에서 보듯 한 지역에 대기업이 뿌리를 내리면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며 "지역에 대기업이 없는 것이 이렇게 경제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줄 몰랐다. 앞으로 대기업 유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겠다"고 자조했다.

조진형 대구경북분권운동 상임대표는 "대기업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데 행정수도 이전과 혁신도시 건설을 반대하고 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인사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 내정된 사례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대기업과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중시정책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