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대사증후군?

입력 2008-04-24 07:00:00

채식위주 식단과 규칙적인 걷기운동이 최상

"'아직 젊은데 뭘…." NO! 젊다고 방치하면 큰 코 다친다!"

대사증후군 비상이다. 당뇨, 고혈압 등이 이미 성인병 수준이거나 성인병 접근 단계에 이른 20, 30대가 크게 늘고 있는 것. 음주, 흡연, 스트레스, 야식 및 서양식 식생활 등 고칼로리 음식 과잉 섭취에다 운동 부족 등 모두 좋지 않은 생활 습관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대사증후군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증가하는 20, 30대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은 비만, 당대사 이상, 고혈압, 콜레스테롤, 이상지혈증 등 대사 이상 증상 중 3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다. 복부 비만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여성 80cm 이상, 당뇨는 공복 혈당이 100mg/dl 이상, 중성지방은 150mg/dl 이상일 때 해당된다. 또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남성 40mg/dl, 여성 50mg/dl 미만,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3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인 상태다. 우리나라 성인 4명당 1명 꼴인 25%가 대사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이중 20, 30대가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예전엔 이러한 증상들이 중장년이 돼서야 발생했지만 최근엔 청소년 및 20, 30대에서도 빈발하면서 '생활습관병'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고도 경제 성장으로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소아·청소년기 때부터 식생활이 서구화돼 에너지가 과잉 공급된 반면 쉴새없이 이어지는 공부, 취업, 직장 생활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면서 에너지가 제대로 소비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위험성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경우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 3배나 높다. 자칫 심혈관 질환으로 숨질 수도 있다. 대사증후군은 동맥경화증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인자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병 한 가지를 가진 것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성도 훨씬 크다. 문제는 젊다는 이유로 대사증후군에 무관심하고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20, 30대가 많다는 것. 대사증후군의 근원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혈액 내에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충분히 있어도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제대로 운반하지 못하는 것이다. 췌장에선 계속 인슐린을 만들어내 혈액 내에 인슐린이 필요 이상으로 남아돌게 되고 혈관벽을 두껍게 해 혈압을 높인다. 또 인슐린은 지방분해를 촉진, 지방성분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고지혈증이 되고, 내장에도 저장되면서 복부 비만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질대사 이상으로 우리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중성 지방은 증가하게 된다. 혈액 내에 인슐린 농도가 높아도 혈당 조절이 안 돼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혈관 속에 당이 남아 고혈당이 되고, 근육엔 에너지가 모자라 근력과 면역이 떨어져 기력이 없어지며 잔병 및 노화도 빨리 진행된다.

◆대사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대사증후군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선 체중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등 생활 습관을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중을 줄일 경우 혈청 콜레스테롤 및 중성 지방이 감소하게 되고 혈압과 혈당이 떨어지며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된다. 체중 감량은 한 달에 2kg 정도가 적당하다. 대사증후군 환자에겐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특히 걷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최소한 주3회, 30분~1시간, 빠른 걸음으로 2, 3km 정도 걷는 게 좋다. 체중 감량을 위해선 운동만큼 식사 조절도 필수적이다. 흰 쌀밥보다는 현미 등 잡곡밥, 콩 등 섬유질이 풍부한 거친 음식이 제격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쳐 동맥경화증을 유발시키는 이상지혈증이 쉽게 발생하기도 한다. 야채의 경우 칼로리가 낮을 뿐 아니라 소화 후에도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 채식, 저염, 저지방 식사 등의 식습관도 중요하다. 물론 스트레스가 쌓이면 모두 허사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항고혈압약제, 항당뇨병약제, 지질개선제 등 약제를 이용하는 약물 치료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20, 30대는 약물 치료보다 식생활 개선 등 환경 변화 및 관리가 더 중요하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이지현 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상준 푸른미래내과 원장

◆대사증후군 및 성인병을 막는 생활 수칙

▷매일 5종류 이상의 야채를 3접시 이상 먹어라.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체중이 줄고 혈압이 내린다.

▷마늘이나 고추를 이용한 양념을 사용한 음식을 먹어라. 허브향이나 과일 향 등 좋아하는 향료를 사용하면 소비도 줄일 수 있다.

▷음식을 만들 때 식용유를 적게 사용하고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등을 사용하라. 동맥경화증, 손발저림을 막아준다.

▷매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라.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근육 노화를 막을 수 있다. 근육이 건강하면 당을 비롯한 모든 영양분의 소비가 잘 이뤄져 성인병 진행을 막는다.

▷한번에 먹는 양을 줄이고, 회수를 늘려 위와 장의 고생을 들어줘라.

▷매일 저녁 식후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운동량을 기록하라.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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