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코스가 후반부의 긴 오르막 구간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마라톤 코스의 개정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13일 열린 대구 마라톤 대회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코스를 처음으로 달린 대회여서 주목을 받았다. 엘리트 선수들도 2011년 대회 코스를 달려보기 위해 처음으로 참가, 역주를 펼쳤다.
그러나 남자부 우승자인 이성운(국군체육부대)의 기록은 2시간20분07초로 2시간10분대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국내 마라톤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한 것은 아니지만 4월의 화창하고 적당한 봄 기온 속에서 2시간10분대의 기록은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빗나가고 말았다.
기록이 부진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대회 코스가 난코스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회 코스는 15~20km 구간에서 첫번째 고비인 오르막 길이 나타나고 30km~결승점 구간에서도 오르막길이 나오는데 후반부의 오르막 길이 기록을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출발점인 대구 스타디움부터 신매고교~만촌네거리~범어네거리~반월당네거리~동아쇼핑 앞 버스정류장 부근 15km 구간까지는 7km 지점인 연호네거리 부근에 1km 정도 오르막길이 있지만 힘들지는 않은 수준. 15~20km구간에는 신남네거리에서 반고개 정상까지 1.3km 정도 힘든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이후 두류네거리~죽전네거리~성당네거리~안지랑네거리~명덕네거리~대백프라자로 이어지는 30km 구간 까지는 평탄하거나 미세한 경사로 달리는 데 힘들지는 않다. 그러나 어린이회관 삼거리(33km 인근)에서 두산오거리(34.8km 인근)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진 뒤 지산네거리에서 관계삼거리에 이르는 2.4km의 오르막길은 표고 차가 약 20m에 이르는 대회 최대 난코스이다.
체력이 바닥나고 고통이 극에 달하는 약 35km 지점부터 37.5km 지점까지 부담스러운 오르막길로 돼 있어 주자들은 힘겨운 레이스를 펼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회가 열리는 시기는 여름이다.
통상적인 마라톤 코스 설계는 초반이나 중반에 오르막 구간을 설정하고 후반에는 체력적 부담을 고려, 오르막 구간을 설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구 마라톤 대회 코스는 후반부에 오르막 구간이 설정돼 있어 선수들의 기록을 갉아먹는 코스가 되고만 셈이다.
대구 마라톤 대회의 코스는 출발점과 결승점이 있는 대구 스타디움이 해발 95m에 위치해 있고 대구 도심의 최저 지점인 서부정류장 부근 지점(해발 40m)과는 60m 가까이 고도 차이가 나 고저의 정도는 이상적인 형태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후반부의 오르막 구간은 대구 스타디움의 고도를 고려할 때 피하기가 쉽지 않지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의 주요 마라톤 대회는 기록을 위한 대회 코스와 순위 싸움을 위한 코스로 구분될 수 있는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라톤 코스는 주로 순위 싸움을 위한 코스로 통한다. 특히, 북반구 지역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릴 경우 더운 시기인 8~9월에 개최되므로 마라톤 세계 기록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라톤 경기 역시 기록싸움보다는 순위 경쟁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더라도 선수들의 경기력을 살릴 수 있는 코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비해 베를린, 시카고, 런던, 로테르담 대회 등 유서 깊은 마라톤대회의 코스는 평탄하게 이뤄져 기록 수립에 용이한 코스로 통한다. 특히 베를린 대회의 코스는 고저가 거의 없어 현재 남자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부터 3위까지의 기록이 이 대회에서 작성됐다. 2007년 일본 오사카대회 코스역시 고저의 차이 없이 평탄한 코스를 택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홍승활 기획총무부장은 "대구 마라톤대회 참가 선수들에게 코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대구 도심의 경관을 담기 위해 현재의 마라톤 코스를 채택했으나 후반부의 오르막 구간이 걸리는 부분이라면 현재의 코스를 반대 방향으로 달리도록 재설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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