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부터 5월 초에 걸쳐 대부분 학교들은 중간시험을 치른다. 시험 범위나 출제경향을 뻔히 알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대충 넘어가기가 쉬운 것이 중간·기말시험이다. 흔히 내신 성적은 관심과 성의에 비례한다고 한다. 주로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면서 예측 가능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시험을 앞두고 학교 교사들과 입시전문가들이 말하는 효과적인 내신관리법을 알아본다.
◆내신 관리 왜 중요한가
"앞으론 내신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대입자율화 조치에 따라 앞으로 내신 반영비율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고3 중에는 지금 공부해도 1·2 학년 때 성적을 만회할 수 없기 때문에 내신 성적 관리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학생들이 많다. 잘못된 생각이다. 중간·기말시험은 대학입시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학생부 성적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교과내용을 복습하고 정리하는 학습의 필수 과정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3에게 있어서 1학기 내신 성적은 2학기 수시모집의 향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1·2학년 학생들도 대입에서 반영될 내신비율에만 연연하지 말고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내신관리를 잘해야 학교생활이 즐겁고 심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내신 성적관리를 잘하는 학생이 수능과 논술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교과서를 정리한 후 문제집을 풀어라
정답은 교과서에 있다. 많은 학생들이 교과서와 그 내용을 심화 또는 요약한 노트는 무시하고 문제집 풀이에 치중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 시험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서 출제된다. 그러므로 교과서와 노트를 팽개치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다.
먼저 교과서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은 뒤 교과 담당 선생님이 평소 강조한 중점 사항을 철저하게 이해한 후에 문제집 풀이를 해야 한다.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 대부분은 교과서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강하다. 혹 배운 내용 가운데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듣지 않은 단원이 있다면 친구들에게 물어서 선생님이 중점적으로 강조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신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학생일수록 교과서는 무시하고 학원 등에서 내어준 보충자료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이해한 뒤 암기하라
전체 흐름을 먼저 이해하고 세부적으로 암기해야 한다. 시험을 열흘 정도 앞두고 학습계획을 세울 때, 하루에 한 과목을 완전히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일테면 국사 범위가 처음부터 50쪽까지라고 할 때 어느날 하루 만에 다 외우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학생은 앞뒤 보지 않고 처음부터 무턱대고 암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의 파악과 내용에 대한 이해 없이 무엇을 암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니 진도가 나갈리 없고 결국은 계획한 분량만큼 공부를 할 수가 없게 된다. 이렇게 하다보면 다른 과목들도 하루하루 뒤로 밀리게 되고 결국은 스스로 지쳐 포기를 하기가 쉽다. 어느 한 과목을 하루에 뗀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하루 한 과목보다는 두 세 과목을 동시에 공부하는 것이 생산적이다. 하루 6시간 내내 국사를 공부할 것이 아니라 국사, 생물, 사회문화를 각각 2시간씩 나눠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과목의 시험범위 내용을 무조건 외우려고 하지 말고 처음에는 핵심내용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고 그냥 읽어 나가야 한다. 이 때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하면서 중요한 부분이나 암기해야 할 부분은 그냥 밑줄 정도만 쳐 둔다. 암기에 중점을 두지 않고 읽으면 진도가 빨라질 것이다. 그런 다음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서 같은 요령으로 공부한다.
이런 식으로 전 과목을 훑어보고 난 후 다시 처음부터 반복하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읽으면 그 내용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가 있다. 교과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중요한 부분에 표시가 되어 있다면 암기는 시험 전날에 할 수 있다.
◆요점 위주의 공부를 경계하라
요점과 급소를 따져 얕게 공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학교 시험은 정해진 좁은 범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때로는 시험문제로서의 가치와 객관적 타당성 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도 출제될 수 있다. 시험범위 안의 모든 내용을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약삭빠른 고양이 밤눈 어둡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우직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족보'라고 말하는 지난해 시험문제를 구하려는 학생들도 많다.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들이 여기에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참고로 보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
◆낮잠을 자지 마라
많은 학생들이 낮에 자고 밤에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낮에 실컷 자고 나면 밤에는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져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은 다 안다. 막상 밤이 되면 학습량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마음은 더욱 조급해져 능률은 오르지 않고 불안감만 커진다. 그러다 보면 더 자고 새벽에 일어나 학교 갈 때까지 공부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기가 쉽다. 그러다 보면 밤낮 없이 잠만 자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낮에 너무 많이 자면 밤낮이 바뀌어 평소의 생활 리듬이 깨진다. 그렇게 되면 설혹 공부를 많이 한다할지라도 시험 시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어 문제 풀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너무 피곤하여 조금이라도 자지 않고 견딜 수 없다면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평소 공부하던 장소에서 혼자 공부하라
시험 기간 중에 독서실이나 공공도서관 등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 시험을 망칠 가능성이 높다. 같이 다니다 보면 불안한 마음에 휴식과 잡담의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 보면 실질적인 공부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간혹 어려운 과목을 서로 물어가며 공부한다며 몇 명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학생도 있는데 실제로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함께 있다 보면 공부 외적인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기가 쉽다. 공부는 원래 혼자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
한 두 과목을 못 쳤다고 나머지 과목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최종 성적은 중간, 기말을 합산한 전 과목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내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 대부분에게 어느 한 과목 때문에 나머지를 쉽게 포기해버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부모 유의사항
시험을 치는 학생 자신보다 부모가 더 긴장하고 예민해지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아무리 신경을 쓰고 애를 써도 시험은 학생의 몫이다. 가능한 한 부모는 모든 것을 학생에게 맡기고 초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부모가 심하게 간섭하면 학생은 반항하거나 극도로 소심해 지기가 쉽다. 또 가정에서 지나간 시험 결과를 들먹이거나 남과 비교해 자녀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실수에 관대하며 늘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부모 밑에서 매사에 자신이 있고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나온다.
시험 기간 중에 당일 시험에 대한 결과를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나무란다거나 아쉬운 태도를 보이면 학생에게 부담을 주게 되고 결국은 그 다음날 시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간시험은 대개 3일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학생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학생이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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