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공단이란 오명을 탈피하고 근무환경이 좋은 공단을 만들어 투자·바이어 유치와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자.'
전국 공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해 백화점'으로 지탄받던 기존 노후 공단은 친환경적인 생태공단으로 변모하는 한편 새로 조성되는 공단은 녹지공간 등을 확충해 근로자의 근무환경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근무환경이 좋은 공단이 근로자들의 생산성도 높이고 국내외 투자유치도 앞당긴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대구염색공단 등 전국에서 오염도가 극심해 오명을 떨쳤던 공단들이 빠른 변신을 거듭하면서 모범적인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염색공단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환경청으로부터 조업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사망선고를 받은 치유 불능의 오염공단이었다. 염색공단 방류 폐수는 기준치의 5, 6배를 웃돌아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영남권 주민 전체가 공단 폐쇄를 요구하기에 이르렀으나 공단 입주업체들과 대구시가 총력을 기울인 끝에 현재 이 방류수가 나오는 금호강 하구 지점에선 물고기 낚시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매연과 악취로 뒤덮였던 공단은 열병합발전소가 건설되고 물을 적게 쓰는 친환경적인 염색기술이 개발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공단 및 입주업체들의 합심된 노력으로 공장 건물 및 거리도 말끔히 단장됐다. 대구염색공단 채규락 상무는 "공단 내·외부가 모두 변하면서 바이어들이 줄을 잇고 외지 공단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많이 온다"고 말했다.
대구염색공단과 함께 염색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경기 시화염색공단도 악취유발물질 방지시설 및 폐수차단시설을 설치하고 공장 외관을 바꾸면서 친환경공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오염의 대명사였던 울산 온산공단 경우 폐수 대기 오염방지시설을 완벽히 갖춘데다 올해부터 울산시가 150억원을 투입, 공단에 생태숲과 오솔길을 만드는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공단이 숲으로 변할 전망이다.
새로 조성되는 구미국가산업공단 4단지도 친환경공단으로 만들고 있다. 구미시는 현재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들여 산책로와 야외 공연장 등을 만들고 있다.
한편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들과 맞물려 대구도 기존에 조성된 공단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주변 도시여건은 변하는데 공단은 예전 모습 그대로 정체돼 있다"면서 "직원들의 문화·복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승대 대구시 산업입지팀장은 "최근 산업단지 개발은 환경문제를 피하고 고부가가치의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전통산업의 뒷받침이 없이는 산업발전의 한계가 있다"면서 "대구지역 기존 산업단지를 환경친화적으로 재정비하고 앞으로 만들 대구국가산업단지도 환경친화적인 공단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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