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나라당 民生에나 신경써라

입력 2008-04-12 10:05:58

어제 박근혜 전 대표는 자신을 지지하는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국회의원 당선자 전원의 한나라당 복당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재섭 대표는 "지금은 복당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이 '친박 복당' 문제로 또다시 소란스러울 것 같다.

집권여당에 국민이 과반 의석을 안겨 준 것은 민생 문제에 주도적으로 전념하라는 명령이었다.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집안싸움이나 벌일 것 같았으면 153석의 與大(여대) 구도를 만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뭐가 급한지 자기세력 앞길부터 해결하겠다고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계파 생존 문제보다 더 절박한 게 없다고 보는 좁은 시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나라는 권력투쟁이나 재개할 만큼 한가로운 상황이 아닌 것이다.

최근 국내경기는 물가 안정을 강조하던 정부가 일주일 만에 황급히 성장 쪽으로 선회할 정도로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이 정부와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경제 살리기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처한 것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밤을 새워도 모자랄 때인 것이다. 이처럼 집권여당으로서 야당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해도 시원찮을 판에 자기들끼리 싸움질에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거나 마찬가지다.

현재 국회에는 이미 각 당 정책위의장 간에 합의해 놓은 민생법안 32개가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각종 규제 완화와 관련한 법안과 미성년자 피해방지 처벌법, 특정 성폭력범죄자 전자팔찌 의무화법 같은 것들이다. 17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임시국회를 앞장서 열어 자동폐기되는 일이 없도록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시가 급한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도 걸려 있다. 여당이 딴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물론 친박 계열 주장에 일리가 없지는 않다. 공천 부당성 주장이 설득력이 있었기에 유권자들이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당선과 복당은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하지 않는가. 바로 엊그제까지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과반 확보 실패를 바랐던 사람들이 금방 돌아서 복당을 요구한다는 게 사리에 맞는가. 자신들로 인해 낙선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건 생각 않는가. 계파 이익도 좋지만 정치도의, 인간적 염치도 돌아보아야 한다. 조용히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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