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 결과 대구경북에 야당이 설 곳은 없어진 것 같다. 야당 후보 및 정당 득표율이 이를 잘 보여준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은 선거 뒤 민심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새출발을 다짐했지만 앞날은 어둡기만 해 보인다.
통합민주당은 정당 투표에서 대구 4만1천여표(4.92%), 경북 6만여표(5.61%)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17대 당시 열린우리당이 20%이상(대구 23.8%, 경북 25.8%)을 득표한 것에 비하면 4분의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후보들의 성적은 더 초라하다. 대구 박형룡 후보(중·남구)는 3천여표(3.27%)로 친박 무소속 박헌경 후보에 이어 5위에 그쳤으며, 이현주 후보(북갑) 역시 3천400여표(5.93%)로 자유선진당 구본항 후보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경북에서 허대만 후보(포항 남·울릉)가 1만6천여표(17.06%)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얻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4~9%대 득표에 그쳤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민심이 바닥을 쳤다"며 "분골쇄신하는 기분으로 다음달말쯤으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총재 이회창)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내 대구경북지역 착근에 일단 실패했다. 선진당의 정당 득표는 대구 3만3천여표(3.95%), 경북 3만1천여표(2.89%)로 전국 평균(6.84%)에도 턱없이 미달됐다. 곽성문 후보(중·남구)가 1만1천여표(12.3%)로 두 자릿수에 턱걸이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후보들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선진당 대구시당은 10일 '이번 총선의 참담한 성적표를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패배를 인정한 뒤, '성을 쌓으면 망할 것이요, 길을 열어나가면 흥할 것이다'라는 칭기즈칸의 말을 인용, 앞으로 지역에서 계속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민주노동당 역시 총선 전 당내 평등파가 '진보신당'으로 갈라져나가면서 원내 의석수가 지난 17대의 10석에서 5석으로 반토막났다. 지역의 정당득표도 대구 2만7천여표(3.23%), 경북 4만4천여 표(4.09%)로 전국 평균(5.68%)에 미치지 못했다. 당 후보들 역시 한나라당 후보와 친박연대·친박 무소속에 밀려 최하위권의 성적을 냈다.
민노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정책이 실종돼 관심조차 받을 수 없었으며 맥이 빠진다"며 "지역의 노동자·서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낮은 자세에서 새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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