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주도 親李 실세, 줄줄이 '낙선 부메랑'

입력 2008-04-10 09:31:58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정종복 사무부총장 등 한나라당 공천을 주도한 '친이' 실세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4·9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할 경우, 이들은 총선승리의 일등공신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총선결과와 상관없이 이들은 원내진입에 실패함으로써 자신들이 이름 붙인 '개혁공천' 주역에서 공천 실패의 책임을 스스로 뒤집어썼다. 자신이 휘두른 칼날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들 친이 공천 주도 3인방뿐만 아니라 경선과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박형준(부산 수영) 의원과 한반도 대운하공약을 도맡아 추진해 온 박승환(부산 금정) 의원 등 친이실세 9명도 원내 재진입에 실패했다.

친이계의 좌장으로 한나라당 내 2인자로 불리던 이 전 최고위원은 한반도 대운하 저지를 선언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찌감치 낙선이 예고됐다. 그의 낙선으로 친이는 세력의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친이계는 앞으로 상당기간 구심점 없이 표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당내 신(新)실세로 자리 매김했던 이 사무총장의 낙선은 더 충격적이다. 이 총장은 당초 민노당 강기갑 의원에게 낙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82표 차로 낙선, 이번 총선 최대 이변의 희생자가 됐다.

공천심사위원회 간사였던 정 의원은 공천 탈락자들의 원성을 한몸에 받았지만 친박연대 김일윤 전 의원에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을 만큼 당선은 굳혀 놓은 듯 보였다. 이들이 모조리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은 결국 한나라당 공천에 대한 민심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들 외에 송태영 전 당선인 부대변인(청주 흥덕을)과 오세경 변호사(부산 동래), 김해수 전 대선후보 비서실 부실장(인천 계양갑) 등 신실세 소장그룹도 원내진입에 실패했다.

반면 같은 친이계인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진수희(서울 성동갑),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임태희(성남 분당을) 의원 등은 각각 재선과 3선고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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