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창구 업무 인건비 많이 필요해"
청와대가 '은행들이 받는 창구 송금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은행의 송금 수수료가 폭리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소액 송금에도 많은 수수료를 물리면서 송금액보다 수수료가 더 많아질 경우도 발생, 소액 송금 고객의 피해가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은행들은 고객이 은행 창구를 이용, 다른 은행으로 송금을 하면 건당 2천원에서 최고 4천원을 받아왔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가 500원 또는 무료인 것과 대조적이다.
창구를 통한 같은 은행 이체의 경우도 1천~2천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인터넷이나 자동화기기(ATM·CD)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이거나 미성년자들이어서 그동안 창구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농민들의 이용이 많은 농협의 경우, 소액 송금에 대해서는 다른 은행에 비해서는 조금 낮은 편이지만 역시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실제로 1천원을 송금하면 3천원의 수수료를 물리는 은행도 있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게다가 은행들은 최근 1, 2년간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고 국내 전체 기업들 가운데 최고액 수준의 임금 및 최상위급 복지수준을 갖고 있어 '수수료를 내려도 괜찮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당성이 있다는 의견이 적잖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창구로 손님들이 몰리면 자연히 인건비가 많이 늘어 은행 영업에 주름이 생긴다"며 "실제 은행 수수료가 외국에 비해 비싼 것도 아니다"고 했다.
한편 시중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우리은행이 창구 수수료를 내렸다. 우리은행은 4일부터 고객들의 창구 송금 수수료를 최대 2천원 인하하고, 장애인·국가유공자·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창구 및 자동화기기(ATM) 송금 수수료를 50% 감면했다.
우리은행은 종전까지 창구 송금 수수료를 송금액 크기에 상관없이 다른 은행 송금은 3천원, 같은 은행 송금은 1천500원씩 받아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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