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유레카] 수백km밖 냄새 맡을 수 있다면

입력 2008-04-01 07:29:02

물·땅속의 자원 찾는데 활용…냄새 걸러주는 방독면 필요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체취로 알 수 있어 유괴범이 꼼짝 못할 것이고, 경기장에서는 운동선수들의 땀 냄새를 맡으며 관람을 하겠다. 물이나 땅속에 있는 자원도 냄새를 통해 파악이 되겠지만, 온갖 냄새를 걸러 주는 방독면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만일 사람이 수십~수백㎞ 떨어진 곳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말이다. 홍승우(옥산초교 6학년)

치킨 집을 지날 때나 중국집서 나오는 자장면 냄새를 맡으면 군침이 돈다. 이는 치킨과 자장면 냄새를 우리가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구별할 수 있는 냄새는 무려 1만 가지가 넘는다. 단맛, 쓴맛 등 10여 가지 정도에 불과한 맛의 구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물질의 휘발성 성분과 관련이 있다. 오렌지 주스보다 석유 냄새를 진하게 느끼는 것은 석유의 휘발성이 강한 탓이다. 예컨대 화장실이나 고기 냄새의 주성분인 암모니아를 비롯해 김치냄새의 메틸머켑탄, 달걀이나 우유 썩는 냄새의 황화수소, 생선 비린내의 트리메틸아민 등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냄새를 어떻게 맡을까. 냄새의 주원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분자다. 이런 분자가 코의 후각 상피조직에 있는 후각 수용체 세포와 결합하면서 뇌에 전달한다. 동물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냄새가 다르고, 후각 능력에도 차이가 나지만 냄새를 맡는 방법은 화학적으로 비슷하다.

고등어 같은 생선을 튀기거나 구우면 냄새가 멀리 퍼지고 옷에 묻은 냄새 또한 잘 빠지지 않는다. 생선을 구울 때 나오는 냄새분자가 크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생선을 구우면 국물을 끓일 때와는 달리 단백질의 열분해로 인해 여러 냄새가 나고, 이런 냄새분자가 옷에 닿아 잘 빠지지 않는다.

냄새는 이처럼 분자량이 크면 냄새가 잘 빠지지 않고 분자량이 작으면 잘 빠진다. 담배냄새가 옷에 묻으면 오래가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분자량이 큰 타르가 옷에 묻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분자량이 작을 경우 옷에 묻은 냄새는 바람으로도 쉽게 날아간다.

냄새는 우리에게 음식을 즐기는 일 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키고 위험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가정에서 많이 쓰는 도시가스는 메탄이 주성분으로 원래는 냄새가 거의 없다. 하지만 가스가 새면 폭발 위험성이 크므로 황 화합물을 섞어 강한 냄새가 나도록 했다.

사람과 동물의 후각차이는 있을까. 사람은 바다에 사는 고래 정도를 빼면 포유류 중에서는 후각 능력이 꼴찌에 가깝다. 동물 중에서는 개의 후각 능력이 특히 뛰어난 편이다. 최근에는 화재나 폭발물 탐지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 코가 개발됐다고 한다. 머지않아 인간이 인공 코를 빌려 냄새를 맡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 다음 주 문제

최근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관심을 끌었다. 이는 화려한 문명에 갇힌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겠다. 만일 원시시대로 갑자기 되돌아간다면 우리의 생활은 어떨까? (문제 풀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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