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의 "대구·경북 '전봇대'도 빼달라"

입력 2008-01-30 10:50:17

인수위에 기업규제 완화 건의

대구 성서1차산업단지내 A업체. 가동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돼 공장을 증축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다. 영세업체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천만 원의 기반시설부담금 때문. 성서1차단지에만 20년이 경과해 공장 신'증축이 필요한 업체가 827개사에 이른다. 이는 성서단지 전체 입주기업 2천395개사의 34.5%.

어석원 대동공업 총무팀장은 "기반시설이 다 돼 있는데도 부담금을 물고 창업하는 기업에는 부과하지 않으면서 수십 년간 지역경제에 기여해 온 업체에만 부담금을 물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달성1차산업단지에 있는 대동공업은 최근 공장을 증축하면서 2천200여만 원의 기반시설부담금을 냈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동아쇼핑 뒤편 주차장(1천여㎡)에 대해 2천800만 원의 세금세례를 받았다. 주차공간 부족을 위해 구입했고 실제로도 주차장으로 쓰고 있지만 나대지로 분류되면서 종합합산 방식으로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주차타워를 짓기에는 면적이 좁아 나대지 상태에서 주차공간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

유한웅 화성산업 경영지원팀장은 "나대지 상태지만 주차장 등 사업용이 명백한 경우에는 종부세 부과시 종합합산에서 일반 사업용인 별도합산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성서산업단지에는 기계'금속,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섬유업체가 1천825개가 있다. 이들 업종은 모두 도금과 염색 관련 규정에 따라야 하는 업체지만 환경규제에 묶여 도금업체와 염색공장은 성서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환경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다른 지역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업체들에게 도금을 위탁하고 있는 실정.

여두용 성서산업단지 관리공단 이사장은 "첨단업종의 경우 도금공정이 많은데 외지에 전량 외주 위탁을 하면서 물류비 부담과 작업량이 제한되면서 납품기일을 넘기는 등 경영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따라서 기업들은 성서1차단지같이 환경영향평가상 단순 특정유해물질 발생업체로 입주제한을 하기보다는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입주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걸림돌로 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대구상의(회장 이인중)는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업규제완화'안을 건의하고 지역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제약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기업규제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지역 기업들은 수도권과 차별화한 지방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줄 것과 지방 도소매 업종 및 주택건설용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경감 및 과세시기 조정, 법인세율의 인하 및 차등적용을 건의했다.

또 중소기업의 가업상속 규제완화와 기존 산업단지내 공장 신·증축시 기반시설부담금 면제,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도금 및 염색업종 등에 대한 입주제한 완화도 요청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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